취임 50일 이인영…'민생 전념' 외쳤지만 물음표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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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협상 강약 조절 잘한다"“민생에 몰두하겠다”며 닻을 올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체제가 26일 취임 50일을 맞았다. 여야 극한 대치로 국회가 열리지 않아 ‘성적표’를 매기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보꼰대’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책적 역량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평가 속 구체적 성과는 아직
"국회 열려야 진짜 성적표 나와"
'진보 꼰대' 이미지 탈피엔 성공
일단 당내 의원들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 별다른 잡음 없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협상 때 온화한 메시지로 ‘로키’(low key·절제된) 행보를 이어갔고, 결단이 필요할 땐 과감히 행동해 합의안을 만들어내면서 ‘강약 조절’을 하는 의외의 면을 봤다”고 말했다.여야 원내대표 3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문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후엔 야당을 향한 발언 수위가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 강경파에 휘둘릴 수는 없다. 이들의 자세 전환 없이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제대로 된 평가는 개원 이후 나올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전임 홍영표 원내대표가 밀어붙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뒤처리 때문에 아직 ‘본업(입법 활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 원내대표로서도 조바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의 정책적 역량엔 아직 물음표가 달려있다.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원내대표단은 이번 국회에서 △최저임금제 이원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빅데이터 3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법 일몰 연장 △개인 간 거래(P2P) 금융활성화 등을 중점 법안으로 정했다. ‘이인영표 정책’이라기보다는 홍 전 원내대표 시절 추진했다가 입법 문턱에서 막힌 법안들이다.시민단체나 당내 이견이 있는 원격의료 도입이나 기업 투자 인센티브 강화 법안, 법인의 기부금 비용 인정 확대 등은 후순위로 미뤄놨다. 중도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홍 전 원내대표 시절보다 정책적으로 ‘좌클릭’했다는 느낌”이라며 “경제 난국을 헤쳐나갈 이 원내대표만의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 당선 이후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후 네 차례나 을지로위원회 행사장을 찾아 힘을 실어줬다. 을지로위원회는 최근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과 가맹점주 보호법, 제로페이법, 기술탈취금지법 등 10대 입법사항을 발표했는데 업계 반발이 있는 법안들이 적지 않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