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산넘고 물건너 나를 원하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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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오토바이 한 대가 초원을 달리고 있다.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중국 간쑤성의 서쪽 끝 마취현이다. 흰 가운에 은색 금속 가방을 들고 가는 모양새가 중국음식 배달을 연상시키지만 사실 이들은 간쑤성의 한 병원 소속 의료팀으로, 간쑤성 내 간난티베트족자치주의 일부인 마취현으로 가고 있다.
마취현은 평균 고도가 3700m 정도인 산악지대에 있는 오지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병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2015년부터 의사 30여 명이 그들을 찾기 시작했다. 의사들은 차를 타고 가다 길이 끊어지면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마취현 주민들에게 갔다. 의료진은 고산병, 악천후와 싸우며 지금까지 1만여 명의 주민을 돌봤다고 한다.그런 고생을 참고 버틴 이유는 단순하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는 직업이라서다. 순수한 마음 하나로 고원을 가로지르는 저 모습이 나 자신, 내 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협 없이 사나워지는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