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상하이' 현장…中 '5G 굴기' 잰걸음

실 한올도 선명한 5G+8K 생중계…1천200㎞ 밖 굴착기 원격조종도
화웨이·이통사, 5G 시대 '청사진' 그려…내년 5G 망 구축 본격화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순환 회장은 26일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19 상하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화웨이가 5세대(5세대) 이동통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이날 개막한 'MWC19 상하이'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모바일 기업들의 '5G 출정식' 자리를 방불케 했다.

특히 무역분야에서 촉발된 미중 갈등이 5G,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등을 망라하는 '기술 전쟁' 양상으로 번져가면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모바일 업체들은 다양한 5G 관련 기술을 선보이며 '5G 굴기'를 향해 잰걸음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 격인 화웨이는 참가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전시장을 차렸다.

다른 전시관들과는 달리 너무 많은 관람객이 몰릴 것을 우려해 초청받은 이들만 전시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제한도 있었다.

화웨이는 '5G is ON'(5G는 이미 현실이 됐다)는 구호를 내걸고 이미 실현된 5G 기술이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전시장을 꾸몄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110인치짜리 대형 텔레비전에서는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이 화려한 오색 실로 중국 전통 자수를 놓고 있는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자수를 놓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5G 망을 이용해 8K 텔레비전에 투사한 것이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바늘에 낀 한 올 실의 움직이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해상도가 높았다. 더 안으로 들어서자 1천200㎞ 떨어진 중국 허난성에 있는 '무인 광산'의 모습이 대형 화면에 나타났다.

전시장 안에 있는 사람이 조종석에 앉아 양손의 레버를 이리저리 움직이자 광산에 있는 포클레인이 민첩하게 광석을 담아 기다리고 있던 무인 트럭에 옮겨 실었다.

화웨이 관계자는 "전시장과 광산에 모두 설치된 5G 망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초저지연(超低遲延·ultra-low latency) 기술이 적용되어 가능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화웨이는 병원에서 의료진을 도와 수술용품 등 의료 장비를 실어 나르는 운반 로봇, 5G를 이용한 원격 수술시스템 등 이미 5G 기술이 시범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분야의 변화상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이통사들도 다양한 5G 기술을 들고나와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의 경우 사람이 장갑을 끼고 움직이거나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로봇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차이나유니콤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출시했거나 출시를 계획 중인 5G 스마트폰 10여종을 선보였다.

이통사들은 이 밖에도 무인 택배 로봇, 원격 자동차 운전 등 다양한 5G 관련 전시물을 내놓으면서 현실 세계로 성큼 들어온 5G 기술의 면면을 부각했다.

중국 모바일 업계는 이달 중국 정부의 5G 영업허가를 계기로 관련 사업 본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한국, 미국 등 세계 일부 지역에서 5G 상용화가 개시됐지만, 중국은 그간 '준비된 시작'을 하겠다면서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5G 산업 견제 움직임이 노골화하자 중국 정부는 시장 예상보다 빠른 지난 6일 차이나모바일 등 이통사에 5G 영업허가를 내주고 본격 상용화 발걸음을 뗐다.

중국은 향후 3년 이내에 총 600만개의 5G 기지국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만 중국의 3대 이통사가 320억 위안(약 5조4천500억원)을 들여 7∼8만개의 기지국을 세울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5G 망 구축이 본격화해 사업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질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5G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하는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은 물론 통신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미국산 칩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의 5G 망 구축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화웨이는 중국 이통사들이 구축하는 5G 중계기의 절반가량을 공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