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폭락이 두려웠나' 시장 눈높이 조절에 나선 파월 & 백악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뉴욕 증시가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과 미 중앙은행(Fed)은 시장의 기대 수준 낮추기에 나섰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 전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31.3에서 121.5로 급락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1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뉴욕의 외교협회(CFR)에서 연설에 나섰습니다.
파월은 "통화정책은 개별 경제지표나 단기 심리 변화에 과민반응해서는 안 된다", "지금 수준의 관세는 경제에 큰 위험으로 보기엔 충분하지 않다" 는 등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을 의식한 듯 "Fed는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보호되며 이를 독립이라 부른다"며 "역사적으로 Fed가 정치로부터 보호되지 않으면 나쁜 일들이 일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이런 파월 의장의 발언은 최대 올해 100bp(1bp=0.01%포인트)까지 금리 인하를 바라던 시장에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 발언 직전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50bp 금리 인하는 과도하다. 상황이 정말 50bp를 낮춰야할 정도라고 보지 않는다. 나는 25bp 금리를 내릴 의사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홀로 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던 사람입니다. 또 과거부터 Fed의 향후 움직임을 가장 먼저 예견해왔습니다.
이런 불러드 총재가 50bp 인하가 지나치다고 한 겁니다.

여기에 오후 2시반쯤에는 백악관도 나섰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관료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일본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의 정상회담 목표는 협상의 재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존 합의안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으며, 관세와 관련해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이 재개되면 몇달이나 몇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선의의 표시로 추가 관세 보류에 합의할 수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월가는 이 보도를 시장의 G20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했습니다.이날 발생한 일을 종합하면 오는 29일 트럼프-시진핑 담판에서는 협상 재개가 최상인 듯 합니다.
그리고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잘해야 25bp 인하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뉴욕 증시가 현 수준에서 더 오를 수 있을까요?

뉴욕 증시는 이날 연달아 서너방의 뉴스를 얻어맞고는 다우가 199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178.3포인트 내린 채로 마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어제까지 7월에 50bp 인하 확률을 42.5%, 25bp 인하 확률을 57.4%로 베팅했지만 이날 50bp 인하 29.2%, 25bp 인하 70.8%로 바뀌었습니다.
월가의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29일 G20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눈높이를 낮추는 게 바람직한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7월 0.25%포인트 인하로는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