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 아래 줄지어선 장승 '장관'…1급수서 물놀이·장승 공예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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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 가파마을충남 청양군 대치면 가파마을은 충남의 알프스로 통하는 칠갑산을 끼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호리병 모양의 형세다. ‘아름다운 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마을 명칭답게 생태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일교차가 심해 농산물을 키우는 데도 적절한 환경을 갖췄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청양고추의 최대 생산지다. 옛날부터 산수가 아름답고 인심이 넉넉해 흉년에도 집집마다 굴뚝에서 연기가 나며 쌀밥을 지어 먹었다는 마을로 통했다.
윗마을은 상갑파(上甲坡), 아랫마을은 하갑파(下甲坡)라고 부른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여러 장승이 자리잡으면서 장승거리도 생겼다. 마을의 중심부 삼거리에 거대한 ‘가파장승’이 가장 눈길을 끈다. 마을 곳곳에는 주요 건물이나 길목에 소형 장승이 표지판 역할을 하고 있다. 가파마을에서는 소형 장승 목걸이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어린이들이 작은 나무로 자신을 수호해주는 작은 장승을 직접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가파마을 인근에는 사람 키의 두 배 만한 높이의 돌무덤과 솟대들이 줄지어 있다. 솟대란 하늘과의 통신 안테나 역할을 하는 마을의 신앙 대상물이다. 도로를 따라 솟대와 장승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것이 이 마을의 특색이다.
이 마을 주변 상갑저수지도 방문해볼 만하다. 이 저수지는 고추밭과 오리농법쌀을 재배하는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서쪽 산등성이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회관과 상갑분교터 사이의 길을 따라 1㎞ 정도 올라가면 저수지의 둑이 보인다. 저수지 둑길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갈대 숲을 이루고 있다. 저수지 둑에서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층계를 이루는 계단식 논이랑 그 옆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보인다. 마을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흐르는 가파실개천은 오염되지 않은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가재, 버들치 등이 살고 있다. 여름철에는 상갑저수지에서 흘러나오는 깨끗한 물에서 미꾸라지잡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마을 북쪽 산 중턱에는 500여 년 전에 세워진 산신당도 있다. 마을에서 산신당으로 우거진 소나무 숲깊이 이어져 있다.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이 등산로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와 풀이 곳곳에 피어 있다. 마을 인근 절인 안심사에서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가파마을에서는 고추장 담그기, 청양고추따기, 고추장떡만들기, 전통의 맛보기(집장, 구기자술, 고추한과), 벼베기, 타작하기, 나무의 고동소리 듣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특산품은 청양고추, 청양쌀,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알밤 등이다. 고추장떡과 산채비빔밥, 손두부, 인절미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숙박은 가파마을펜션을 이용하면 되고 2층 펜션이 10인 기준으로 하룻밤에 30만원 수준이다. 1층 펜션은 6인 기준으로 10만원이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오려면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와 당진대전고속도로를 거쳐 산정 교차로에서 부여, 청양 방면으로 좌회전해서 가면 된다. 이동시간은 2시간20분가량 걸린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오려면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청양으로 이동해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