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집배인력 40개월 새 9.1%↑…노동시간 3.4%↓"

우정노조 "택배 증가·주52시간제로 노동강도 악화…집배원 턱없이 부족"
강성주 본부장 "합의 도출에 최선…우정서비스 불편없도록 할 것"
올해 들어 집배원 인력이 2015년 말보다 9.1% 증가하면서 노동시간도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집배원 수는 2015년 1만8천562명에서 올해 4월 현재 2만256명으로 9.1%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집배원 1인당 배달물량도 1천5통에서 869통으로 13.5%, 연간 노동시간도 2천488시간에서 2천403시간으로 3.4% 각각 줄어들었다.

주간 초과노동시간도 11.8시간에서 9.1시간으로 22.9% 감소했다. 토요일 근무인원은 2017년 7천259시간에서 올해 4월 4천766명으로 34.3% 축소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서비스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저렴한 요금과 질 좋은 높은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집배원들에게 과중한 업무가 몰릴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직과 경영 전반을 혁신한 결과 이처럼 집배원 근로조건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우정노조는 ▲ 집배원 증원 ▲ 근로시간 단축 ▲ 주 52일 근무제 시행에 따른 임금 보전 ▲ 토요일 휴무 등을 요구하며 다음 달 9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최근 3년여간 1천700여명의 증원으로는 역부족인 만큼 추가로 대규모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일반 우편 물량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등기·택배는 오히려 늘고 있는 데다, 택배의 경우에는 올해 1분기 작년 동기보다 22%나 증가했기 때문에 아직도 집배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주 52시간 제도 시행도 오히려 독이 됐다는 것이 우정노조의 주장이다. 근무시간 내 일을 마치기 위해 단체협상에 명시돼 있는 2시간 근무 후 15분 휴식은커녕, 무급 휴식시간인 점심시간조차 도시락으로 때우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특히 주 52시간외 근무를 비공식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정노조에 따르면 최근 뇌출혈로 집배원이 사망한 당진우체국의 경우 당번 조는 오전 7시 30분까지, 나머지 집배원들은 오전 8시까지 출근한다.

공동 분류작업과 개별 배달준비를 마친 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배달업무를 한다.

마감 후 다음 날 배달 우편물을 분류하고 나면 오후 7∼8시에야 퇴근이 가능하다.

여기에 한 달에 2∼3회 토요일에 근무해야 한다.

반면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들어 우편물량 감소와 인건비 상승 등 탓에 재정상황이 악화돼 당장 인력증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정노조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현행 법령과 편성 예산으로는 사실상 수용하기 힘들다"며 "다음 달 1일까지 연장돼 진행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에 성실히 참여해 원만한 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도 "파업까지 남은 기간 노조와의 합의안 도출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만약 합의안 도출이 지체된다 하더라도 필수 우정서비스가 차질 없이 제공되도록 해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정노조는 지난 25일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9%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전 조합원 2만8천802명 가운데 2만7천184명이 참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