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귀갓길 여성 2명 쫓아간 남성, 주거침입만 적용

경찰 "성폭행 착수 혐의 없어"…다음 주 기소의견 검찰 송치
하룻밤 사이 귀갓길 여성 2명을 뒤쫓아 간 혐의를 받는 30대가 주거침입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다. 경찰은 이 남성이 성폭행을 실행에 옮기려는 혐의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주거침입 혐의로 김모(31) 씨를 다음 주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피해 여성들에게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여성 항의에 도망갔다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하고, 성폭력특별법상 성추행목적공중이용시설침입 등 다른 혐의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8일 오후 7시 50분께 술에 취한 채 강동구 골목길에서 한 여성을 주거지 빌라 공동 현관 앞까지 따라간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불안감을 느낀 피해 여성이 "먼저 들어가시라"고 하자 슬그머니 현장을 빠져나왔다.

김씨는 9시간 뒤인 19일 오전 5시 50분 다른 여성을 쫓아 근처 다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탄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피해 여성과 같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버튼을 누르지 않고 머뭇대다가 "어디까지 가느냐"고 피해 여성이 묻자 아무 버튼이나 눌러 먼저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피해 여성이 "당신 뭐야"라고 다그치며 김씨를 경찰에 신고했고 당황한 김씨는 피해자의 손을 뿌리치고 줄행랑을 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강동경찰서 암사지구대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두 사건의 용의자가 같은 인물이라는 점을 확인해 김씨의 신원을 파악하고 40시간 잠복 끝에 20일 오후 자택 근처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자신의 신세를 하소연하기 위해 여성들을 쫓아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개월 넘게 실직 상태로, 관련 전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