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先북미대화 後남북대화' 기조…美에 날세우며 정책전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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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재개 핵심은 北도 수용할 수 있는 '온전한 대안' 강조최근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을 향해 여건 조성 등을 요구하며 기 싸움에 나서 주목된다.북한 외무성의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은 27일 담화에서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되어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주고받는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양측이 다시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입장 발표다.
권 국장의 담화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북한도 수용할 수 있는 '온전한 대안' 마련, 협상 담당자 교체 등으로 요약된다.그는 "미국이 말로는 조미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로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대북 제재를 지속하고 북한에 적대적인 발언과 보고서도 잇따르는 데 대한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최근 북한의 제재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하고,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를 압류하는 등 다양한 제재를 이어갔다.전날 외무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대이란 제재와 관련, 북한과 혼동해 "북한 경제의 약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고 한 데 대해 이틀 만에 수위 높은 대변인 담화로 대응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들의 교체도 주장했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후 거친 비난과 함께 교체를 요구해 왔다.앞서 권 국장은 지난 4월 북미협상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협상 담당자 교체 요구 등 북한 당국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권 국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된 미국의 '빅딜' 협상안을 겨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조미 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일방적인 빅딜을 고수하는 한 대화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원칙'도 고려된, 양국 모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방북했던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장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한 번에 '빅딜(big deal)'을 하는 것이 아닌 빅딜에 이르게 할 연속적인 '스몰 딜(small deal)'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9일 민간행사에서 '북미 모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
비건 대표의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과 맞물려 협상 진입을 위해 실제 어느 정도의 유연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의 정책전환을 압박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남측 당국을 향해서는 북미 대화에 '참견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북미 관계는 양국 정상이 알아서 할 것이며 남측을 중재로 해서 북미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도 했다.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을 분석 평가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이 한미동맹과 미국의 요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정상이 합의한 남북 협력을 외면한다는 실망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은 핵 문제가 북미 간 사안이라며 남측을 철저히 배제했으나 지난해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문 대통령과 3차례 회담을 가지며 남측의 중재자 역할에 기대왔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린 이후 남북관계도 소강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9월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용단을 내리고 공동선언에 적시하기도 했으나, 하노이 회담에서 휴지장이 돼버림에 따라 남측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특히 이번 담화가 외무성 미국 국장의 언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노이 회담 이후 정책 재검토와 조직 재편 과정에서 대남라인이 뒤로 물러나고 통상적 외교라인이 대미 대화의 전면에 나선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의 복원은 북미 관계에서 진전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 복귀를 앞두고 미국에 하노이 때 안이 아닌 새 안을 갖고 나오라고 압박한 것이고, 남측에는 중재자 역할을 못 한다는 데 대한 섭섭함이 큰 것 같다"며 "당분간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주고받는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양측이 다시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입장 발표다.
권 국장의 담화는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북한도 수용할 수 있는 '온전한 대안' 마련, 협상 담당자 교체 등으로 요약된다.그는 "미국이 말로는 조미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로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대북 제재를 지속하고 북한에 적대적인 발언과 보고서도 잇따르는 데 대한 불만이라고 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최근 북한의 제재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를 제재하고, 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를 압류하는 등 다양한 제재를 이어갔다.전날 외무성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대이란 제재와 관련, 북한과 혼동해 "북한 경제의 약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다"고 한 데 대해 이틀 만에 수위 높은 대변인 담화로 대응하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들의 교체도 주장했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이후 거친 비난과 함께 교체를 요구해 왔다.앞서 권 국장은 지난 4월 북미협상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아닌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협상 담당자 교체 요구 등 북한 당국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미국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권 국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 된 미국의 '빅딜' 협상안을 겨냥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조미 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 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일방적인 빅딜을 고수하는 한 대화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원칙'도 고려된, 양국 모두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방북했던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장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한 번에 '빅딜(big deal)'을 하는 것이 아닌 빅딜에 이르게 할 연속적인 '스몰 딜(small deal)'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9일 민간행사에서 '북미 모두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공개 발언했다.
비건 대표의 이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과 맞물려 협상 진입을 위해 실제 어느 정도의 유연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의 정책전환을 압박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남측 당국을 향해서는 북미 대화에 '참견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북미 관계는 양국 정상이 알아서 할 것이며 남측을 중재로 해서 북미협상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도 했다.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원인을 분석 평가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이 한미동맹과 미국의 요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정상이 합의한 남북 협력을 외면한다는 실망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은 핵 문제가 북미 간 사안이라며 남측을 철저히 배제했으나 지난해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문 대통령과 3차례 회담을 가지며 남측의 중재자 역할에 기대왔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시정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린 이후 남북관계도 소강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9월 문 대통령과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용단을 내리고 공동선언에 적시하기도 했으나, 하노이 회담에서 휴지장이 돼버림에 따라 남측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특히 이번 담화가 외무성 미국 국장의 언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노이 회담 이후 정책 재검토와 조직 재편 과정에서 대남라인이 뒤로 물러나고 통상적 외교라인이 대미 대화의 전면에 나선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의 복원은 북미 관계에서 진전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대화 복귀를 앞두고 미국에 하노이 때 안이 아닌 새 안을 갖고 나오라고 압박한 것이고, 남측에는 중재자 역할을 못 한다는 데 대한 섭섭함이 큰 것 같다"며 "당분간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에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