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40년 수명' 초소형 원자로 개발 나서

원전 연구단 '미네르바' 출범

상용 원전 부피의 500분 1 규모
핵연료 누출 위험도 없게 연구
UNIST(울산과학기술원)가 4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원자로 개발에 나섰다.

UNIST는 27일 초소형 원전 연구단 ‘미네르바(MINERVA)’ 출범식을 열고 신개념 원자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희대와 서울대, 울산대, KAIST 등 주요 대학, 무진기연, 스마트파워, 우라너스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이 연구단에 참여할 예정이다.연구단이 개발할 원자로는 냉각재로 ‘납-비스무스 액체’를 활용한 4세대 소형 원자로다. 지름은 1.7m, 길이는 6m다. OPR-1000 등 상용 원전 부피의 500분의 1에 불과하다.

출력은 20메가와트 일렉트릭(e). 쇄빙연구선 등에 우선적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부유식 발전 방식을 적용하면 20만 명이 사는 섬 전체의 전력 수요도 충당할 수 있다고 연구단은 설명했다.

납-비스무스 원자로는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부산물로 플루토늄이 만들어진다. 핵연료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셈이라 한 번 연료를 넣으면 40년 동안 교체할 필요 없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선박 침몰사고 등 비상 상황에서도 핵연료 누출 위험이 없다. 원자로 안에서는 300도 이상 고온이 유지되지만 녹는점이 123도에 이르기 때문이다. 상온에 노출되는 순간 저절로 굳어 핵연료를 완전히 차폐한다는 게 연구단 설명이다. 부산물로 수소가 발생하지 않아 수소폭발 가능성도 없다.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주요국 원전 기업들은 차세대 원자로로 납-비스무스 원자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황일순 미네르바 연구단장(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석좌교수)은 “초소형 원자로는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에너지 공급난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대안으로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 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원자력융합기술개발’ 과제 지원을 받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