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욱 로얄앤컴퍼니 대표의 '끝없는 도전'…"고급 욕실제품, B2C 시장이 새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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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욕실시장 '톱3'“건설회사 납품 물량에 기대는 대신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 집중할 겁니다. 욕실 제품 제조업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만들 계획입니다.”
건설사 납품 물량으론 한계
개별 소비자들 직접 공략
욕실 시장 3위인 로얄앤컴퍼니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로 붙는다. 싱글레버 수전, 자동으로 물을 내려주는 센서 감지식 소변기, 따뜻한 바람으로 젖은 손을 말려주는 에어타올, 비데, 에티켓벨 등. 이제는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제품들은 모두 로얄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박종욱 대표는 또 다른 ‘최초 실험’에 나섰다. 지난해 경기 화성에 국내 최초로 3만966㎡(약 1200평)짜리 욕실 제품을 판매하는 아울렛 ‘로얄 바스 아울렛’을 세운 것. 박 대표는 “로얄의 정체성인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인테리어 플랫폼 만들 것”
최근 욕실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정부가 시행한 부동산 규제 정책 이후 건설사 납품 물량이 크게 줄었고, 집을 사고파는 사람도 감소하면서 욕실 개조 수요도 줄어든 탓이다. 박 대표는 “출혈경쟁이 심해져 적자폭만 키우는 건설사 납품 물량을 줄이는 대신 프리미엄 제품으로 B2C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 규제로 재건축이 위축된 대신 늘어난 노후 주택의 리모델링 수요를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해 개장한 로얄 바스 아울렛 역시 B2C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수전, 변기, 샤워기, 각종 욕실 용품 등을 한공간에서 쇼핑할 수 있는 곳이다. 제품을 고르면 시공기사까지 배정해주는 ‘원스톱 쇼핑’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박 대표는 “방문 고객의 80% 이상이 제품을 구매해가고, 재구매율 역시 46%로 집계됐다”며 “재구매율이 20% 이상이면 성공한 비즈니스로 여기는 만큼 고무적인 지표”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 타이틀이 붙은 신제품 출시는 현재진행형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욕실’은 간편한 터치를 통해 세면기나 양변기, 샤워기를 작동시킬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스완싱크수전’은 긴 곡선 형태의 수전으로 싱크대에 물을 뿌릴 때 호스를 길게 뽑을 필요가 없어 유용하다.박 대표는 욕실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업체들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구상 중이다. 그는 “많은 욕실제조업체가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을 만날 만한 마땅한 판로가 없다”며 “소비자들이 수십 군데 인테리어업체를 찾아 발품 파는 대신 원스톱으로 욕실 제품을 쇼핑하고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테리어업체끼리 경매를 부쳐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이전 등 떠밀지 않았으면…”
로얄은 욕실업체 중 유일하게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2015년 약 4000억원을 투자해 경기에 본사와 공장을 이전, 로얄 화성센터를 세웠다. 박 대표는 “당시 한국 제조업에 대한 위기감이 부각되던 상황이었다”며 “화성센터를 세운다고 하자 업계에선 ‘대표가 돌았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으로 가봤자 ‘누가 더 싸게 만드나’ 경쟁밖에 안된다 싶었다”며 “국내에서 제대로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가격 경쟁’ 대신 ‘가치 경쟁’으로 승부를 보고 싶었다는 뜻이다. 영업적자를 감수하고 국내 생산을 고집한 이유다.그러나 박 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앞으로 국내 생산을 할 수 있는 건 길어야 5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유는 협력업체들 때문이다. 그는 “수도꼭지는 고무패킹 등 상당한 부품을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아 제작하는데 최근 협력업체들이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인건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버틸 때까지 버티다 회사를 정리하겠다는 협력사가 많다”며 “그들이 도산하기 시작하면 로얄도 어쩔 수 없이 베트남 등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