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 채권으로 대이동…한국은 통신·은행·공기업債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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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핌코 운용역“전 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와 각국의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수익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도 여전합니다. 변동성이 높은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 20%"
지난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난 알프레드 무라타 핌코 운용역(사진)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증시의 급락장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라타 운용역은 19년간 핌코에서 각국 국공채 및 회사채에 투자한 채권 전문가다. 100조원 규모의 핌코GIS인컴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무라타 운용역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 통화확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이 20%는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미국 경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기업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이었던 법인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고, 미·중 무역분쟁과 대통령 선거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라타 운용역은 “지정학적 문제, 무역갈등이 심화되면 금리 인하가 실행돼도 전 세계 경제가 침체로 나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주식이나 채권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유망 채권으로는 미국의 민간주택대출담보부채권을 추천했다. 미국 정부 보증이 없는 주택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이를 유동화한 증권이다. 무라타 운용역은 “집값이 상승했을 때는 물론 하락했을 때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은행 등 금융채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건전하기 때문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오더라도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신용도와 수익률이 모두 높은 공기업 채권에 투자할 만하다고 했다. 통신, 은행 등 성장성은 크지 않지만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무라타 운용역은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