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 속 진정한 힐링…아는 사람만 찾는 '알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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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향기어느 여행지로 갈지, 어디서 숙박할지를 선택하는 일은 여름 휴가철마다 겪는 스트레스다. 웬만한 휴가지 주요 호텔은 다 가봤다는 ‘호캉스족(族)’일수록 숙소를 정하는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진다.
나만 알고 싶은 휴가지 호텔
좁은 국내에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여행 마니아들을 위해 입소문 난 숨은 보석 같은 호텔을 찾았다. 인기 여행지는 아니지만 호텔 자체가 관광자원화된 곳이 적지 않다. 독특한 풍경을 독차지한 호텔, 대기업 임직원이 가족과 매년 찾는 호텔 등 ‘나만 알고 싶고 부디 소문은 나지 않았으면’ 하는 곳을 꼽아봤다.강원도 자연 속에 숨은 호텔
‘켄싱턴호텔 평창’은 강원 평창 해발 700m 고지에 있다. 오대산 자락에 자리해 청정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호텔 주변 3㎞ 이내엔 캠핑장 외 다른 숙박업소와 식당 등이 일절 없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가족여행자의 인기를 얻고 있다.이 호텔의 자랑은 6만7000㎡ 규모로 조성한 ‘플로라 가든’이다. 프랑스 상트르주 앵드루에르아루 내 빌랑드리성(城)의 자수 정원을 그대로 재현했다. 사랑의 감정을 패턴으로 표현한 ‘자수 정원’, 셰프가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셰프 정원’을 비롯해 직선으로 구역이 나뉜 10여 개 정원이 마련돼 있다. 사색하기 좋은 ‘느티나무길’, 평창군 진부면에서 조달한 천연 마사토가 깔린 ‘흙길’ 등 다양한 테마의 길도 있다.
플로라 가든 옆에서 운영 중인 ‘글램핑 빌리지’는 2823㎡ 규모의 호수를 끼고 있다. 올 3월부터는 키즈룸 객실을 리뉴얼하며 일부 객실에 자동차 침대를 설치하는 등 가족 고객을 위해 세심하게 신경썼다.강원 정선의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도 휴가지로 고려해볼 만하다. 이 리조트는 가리왕산, 두타산, 오대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리왕산을 바라보고 스파와 사우나를 즐길 수 있고, 루프톱에서는 대도시에서 보기 힘든 밤하늘 별을 감상할 수 있다.
이 호텔은 자연 속에 자리잡은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재충전해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속에서 몸을 이완하는 아쿠아플로팅과 카밍 요가를 비롯해 소리명상, 숙암명상 등 명상 클래스 등이 대표적이다. 셰프가 매일 정선시장에 나가 가져오는 제철 식재료로 만든 신선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호수, 박물관 독차지한 듯호수를 품고 있는 리조트로는 강원 속초의 ‘영랑호 리조트’를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은 신세계그룹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2012년 6월 매입해 운영하고 있다. 전체 216개 객실 중 40%를 신세계그룹 임직원이 사용하고 60%는 일반인 예약을 받는다. 신세계 직원이라면 누구나 가족을 데리고 한 번씩은 가보는 곳으로 꼽힌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영랑호를 독차지하다시피 한 풍광이다. 리조트 부지 면적만 64만6370㎡에 이른다. 영랑호 변을 따라 산책길이 형성돼 있고, 자전거를 대여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봄에는 벚꽃길, 가을에는 단풍길이 펼쳐진다. 리조트 내 범바위에 오르면 설악산과 호수 풍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이곳에 있는 9홀 골프장에선 산과 바다, 호수를 모두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민 예약률이 45%에 달할 정도로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제주 항공우주 호텔’은 바다 풍경 일색인 제주에서도 특이한 풍광을 자랑한다. 도보 10분 거리에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이 있다. 산방산과 오설록 녹차밭을 조망할 수 있는 풍광에 오설록 티 뮤지엄, 신화월드 등 주요 관광지가 호텔 인근에 있다. 전 객실이 온돌마루로 돼 있다.
호텔 덕에 인기 여행지 된 곳들도
인기 여행지는 아니지만 호텔 그 자체가 휴양지로 거듭난 사례도 있다.
‘머큐어 앰배서더 울산’은 울산 산하동에 있다.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의 24번째 호텔로 지난 4월 개관했다. 울산에 처음 들어선 글로벌 체인이다. 무룡산 자락을 뒤로하고 몽돌해변과 정자항을 끼고 있어 도심 가까이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메리엄 홀이 인테리어에 참여해 강동해변의 경치를 해치지 않는 친환경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경기 화성에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롤링힐스 호텔’은 수도권 시민이 멀리 가지 않고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롤링힐스는 눈앞에 자연의 구릉지가 계속해서 펼쳐지는 풍경에서 따온 이름이다. 자연광이 비치는 실내 수영장, 야외 산책로, 아트 놀이터 등의 시설 덕분에 어린 자녀와 함께 오기 좋기로 입소문 났다.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5성급 한옥호텔로 단 30개의 객실만 운영한다는 특징이 있다. 인천공항에서 차량으로 30여 분이면 닿을 수 있다. 독채인 디럭스 스위트 객실에는 어린이 방문객을 위한 인디언 텐트를 설치했고 장난감 박스도 대여해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