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미향 광주만의 콜라보…시립미술관 '맛있는 미술관' 전

예향과 미향 광주의 도시 정체성을 부각하는, 맛과 멋이 어우러지는 전시회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2일 본관 제1, 2전시실에서 '맛있는 미술관' 전을 개막한다고 1일 밝혔다. 오는 12일 개막하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9월 6일 개막하는 광주 디자인비엔날레에 맞춰 음식과 맛을 소재로 영역을 넓힌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개막식에서는 판소리 춘향가 중 '이 도령이 달콤한 음식을 권하는 대목', '월매가 술상 차리는 대목' 등 김주희 명창의 공연, 박철 셰프의 음식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화가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는 식탁을 자주 그렸고, 식당들은 그림 한 점 걸리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남도에서 예향과 미향이라는 정체성은 상승 작용해왔다. '예술가의 맛', '맛의 쾌감', '광주의 맛'으로 구성돼 먹거리를 넘어 삶과 문화의 의미로서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20여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예술가의 맛(Artists' Delight)에서는 예술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다가 최근 문을 닫은 '영흥 식당'을 아카이브 방식으로 재현했다.
'영흥 식당 작가'로 불리는 임남진은 식당의 기억을 화폭에 담았다. 김영태, 이종구, 김옥상 등도 밥의 소중함과 사랑, 따뜻한 밥상을 소망하는 민중의 마음을 표현했다.

맛의 쾌감(The Pleasure of Sensing)에서 이이남은 광주를 상징하는 주먹밥을 조형화하고 상징성을 극대화해 커다란 폭포 형태의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산수화 도시락, 도넛, 사과, 무등산 수박, 사탕 등을 표현한 작가들의 작품은 시각적인 맛의 쾌감을 선사한다. 광주의 맛(A Touch of Gwangju)에서 박문종은 잔치에도, 제사에도 빠지지 않는 홍어를 '죽기 살기로 먹는 음식'으로 해석했다.

윤남웅은 생선 궤짝, 국밥, 뻥튀기 등 재래시장의 모습을 전시공간에 녹였으며 신양호는 고장 나고 해체된 파편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활용해 갈치를 탄생시켰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최근 음식문화는 식도락, 식객, 먹방, 쿡방, 혼밥 등 새로운 용어와 함께 우리 시대 풍속을 다양하게 열어가고 있다"며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 가족이 미술관에서 광주의 맛과 멋을 재발견하고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