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상륙한 바디프랜드…유럽시장 '노크'

파리 중심부 오스만 거리에
600㎡ 플래그십 매장 오픈
라파예트와 프랭탕, 봉마르셰 같은 고급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는 프랑스 파리의 오스만 거리. 이곳에 바디프랜드가 지상 1층, 지하 1층 총 600㎡ 규모의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안마기를 포함해 국내 소비재 기업이 파리 오스만 거리에 대형 매장을 내기는 처음이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프랑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지 취향에 맞춰 제품에 명품 이미지를 입히면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자리만 차지하는 안마의자가 아니라 공간을 품격 있게 해주는 예술품으로 승화시켜 프랑스 등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것이 바디프랜드의 전략이다.
뱅상 뒤 사르텔 바디프랜드 유럽법인 수석디자이너(왼쪽 사진 가운데)가 프랑스 파리의 바디프랜드 매장에서 유럽 공략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바디프랜드 매장에서 현지 소비자들이 안마의자를 체험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바디프랜드 제공
“신기하네” 줄서서 체험

지난달 27일 저녁 열린 바디프랜드 플래그십 매장 개장식에는 기업인, 전문직, 연예인, 패션업계 종사자 등 300여 명의 현지인이 몰려들었다. 매장은 ‘한국과 프랑스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구상했다. 매장은 자개와 나전칠기 같은 전통 공예품이 유럽풍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도록 꾸몄다. 프랑스인들은 다양한 기능을 갖춘 우아한 디자인의 안마의자에 호기심을 나타냈다. 앞다퉈 체험하려는 방문객이 몰려 행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3만유로를 호가하는 최고급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4대와 7500유로 상당의 ‘팬텀Ⅱ’ 2대 등이 즉석에서 판매됐다.

바디프랜드는 프랑스에 깃발을 꽂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지난해 9월 디올 코리아 대표 등을 지낸 이종규 씨를 유럽 법인장으로 영입했다. 이 법인장은 1990년대부터 주요 명품 브랜드를 거친 명품업계 전문가다. 지난 2월엔 루이비통의 아트 디렉터를 지낸 뱅상 뒤 사르텔 디자이너를 스카우트했다. 사르텔 수석 디자이너는 유럽을 겨냥한 고급스러운 안마의자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 제품은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다.바디프랜드는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봉마르셰 백화점에서 팝업 매장을 시험 운영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고 한다. 웰빙 등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현지 분위기도 플래그십 매장을 출점하게 된 배경이다.

이 법인장은 “그동안 프랑스인들에게 안마의자는 ‘노인이나 쓰는 우악스러운 제품’이란 편견이 있었는데 바디프랜드의 뛰어난 제품이 호기심을 자극한 것 같다”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럭셔리’ 전략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바디프랜드는 최고급 전략을 펴고 있다. 대부분 프랑스인이 스튜디오 형태의 좁은 아파트에서 살지만 일부 고소득자의 주거공간은 꽤 넓다는 점에 착안했다. 첫 매장을 명품 브랜드가 몰려있는 오스만 거리에 낸 이유다. BNP파리바그룹과 제휴해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등 금융 혜택도 확대하고 있다. 직원이 제품을 배달 및 설치하는 등 유럽에선 흔치 않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차별화했다. 부드럽게 문지르는 마사지에 익숙한 유럽인을 배려해 지압 강도를 낮추고 덮개와 깔판을 추가하는 등 제품 현지화에도 신경을 썼다. 바디프랜드는 직원 휴게실에 배치하는 등 기업 간 거래(B2B)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2022년까지 유럽 주요 10개국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영국 런던과 이탈리아 밀라노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박상현 대표는 “국내에서 안마의자의 성공 신화를 쓴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마의자의 불모지 격인 유럽을 공략하겠다”며 “우아하고 멋스러운 명품 안마의자로 유럽인들의 삶의 격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