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를 北 항공기로 오인…전투기 출격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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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DMZ서 미상 항적 포착군당국이 기러기로 추정되는 새떼를 북한군 항공기로 오인해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공군 조종사가 새 20마리 확인
'北목선' 사태로 과민반응 분석도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늘 오후 1시10분부터 4시까지 공군 레이더에 중부전선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미상의 항적을 포착했다”며 “이후 공군 조종사가 대응 조치에 나서 육안으로 새 20여 마리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군은 새떼가 고도 1만5000피트(4.5㎞) 상공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자 북한군 헬기 또는 무인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응 비행을 위해 KF-16 등 전투기 여러 대를 띄웠다. 이 과정에서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오후 2시40분께 군 통신망을 이용해 북측에 전화 통지문을 발송했다.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서였다. 북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부터 9·19 군사 합의에 따라 군사분계선(MDL) 10~40㎞ 이내에서 항공기 비행이 금지된 상태다. 만약 미상 항적이 북한의 비행체나 무인기였다면 군사 합의 위반에 해당된다.
새떼로 최종 확인된 것은 강원 태백산 상공에서다. 처음 정체불명의 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됐다가 사라졌다 한 것은 한 군데 모여 날던 새떼가 분리됐다가 다시 모였다 하는 행동을 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미상 항적이 고도 3~5㎞, 50노트의 속도로 비행했다”며 “독수리는 7.5㎞까지 날고, 기러기나 고니도 해당 고도에서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할 수는 없지만, 기러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이번 조치를 두고 북한 목선의 대기 귀순 사건과 관련해 축소·왜곡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참 측은 군당국이 과민반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필요한 군사대비 태세는 늘 하는 것”이라며 “(정체불명의 항적에 대한) 질문이 계속 들어와서 문자 공지를 통해 언론에 알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