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들었다면, 여행자보험 가입때 국내 의료비 특약은 빼세요"

올 여름 해외여행 필수품
여행자보험 100% 활용법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 여행자보험 시장도 성수기를 맞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내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2016년 229만 건에서 2018년 308만 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값에 상해·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휴대품 파손·도난, 손해배상 책임 등에 대비할 수 있어 새로운 ‘해외여행 필수품’으로 꼽히고 있다.

송창섭 KB손해보험 과장은 “여행사 패키지상품에 포함된 보험이나 통신사 등이 제공하는 무료 보험은 대부분 보상한도가 낮다”며 “의료비가 비싼 지역 등을 여행한다면 개인적으로 추가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0% 저렴한 다이렉트 가입이 유리

여행자보험은 설계사나 공항 내 보험창구 등을 통해 들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인터넷 등으로 직접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다이렉트 방식은 보험료가 20% 이상 싼 데다 가입 절차도 갈수록 간편해지고 있다. 여행자 신상정보와 여행기간, 지역, 목적 등만 입력하면 보험료 계산과 가입이 바로 이뤄진다.농협손해보험은 가입 절차를 더욱 간소화한 ‘온·오프 해외여행보험’을 지난달 선보였다. 여행자 정보를 한 번 입력해 두면 이후에는 스마트폰 터치로 손쉽게 가입·해지할 수 있다. 정보 입력, 상품 설명 확인, 공인인증 등을 건너뛰고 보험료만 결제하면 된다. 두 번째 여행부터는 보험료를 10% 깎아준다. DB손해보험은 여행이 잦은 사람들을 겨냥해 ‘프리미엄 해외여행보험’을 내놨다. 한 번 가입하면 1년간 여행횟수 제한 없이 보장(여행당 최대 30일)해준다.

현대해상의 ‘다이렉트 해외여행보험’은 가족이 함께 들면 10% 추가 할인해주는 상품(온가족안심 플랜)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자 1인 외에 나머지 구성원은 휴대폰 인증만 거치면 가입할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KB해외여행보험’에도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10% 할인 제도(가족여행플랜)가 있다.

여행자보험 ‘잘 드는 법’은해외 여행자보험의 해외 의료비 특약은 여행 중 상해 및 질병으로 현지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았을 때 보상한다. 이때 자기부담금을 ‘0원’으로 설정하면 해외에서 낸 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고, 실제로 가입자 대부분이 이 조건을 선택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진단서, 치료비 명세서, 영수증, 처방전과 약제비 영수증을 챙겨둬야 한다는 것이다. 진료차트 사본을 함께 받아놓으면 보험금 청구가 더욱 수월해진다.

국내 의료비 특약은 여행 중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해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가 대상인데,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면 실익이 거의 없으므로 추가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보험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노트북, 카메라 등 휴대품을 도난당했다면 현지 경찰서에 신고하고 증명서를 받아둬야 한다. 해외 여행자보험은 휴대품의 단순 분실은 보상하지 않기 때문에 ‘도난(stolen)’으로 명시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휴대품에는 최대 보상금액과 본인 부담금이 정해져 있으므로 보험 가입 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여행 중 본인의 소유, 관리, 임대 물품에 대한 손해를 보상하기 때문에 지인의 물품이더라도 여행기간에 본인이 관리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위험한 레저 즐기면 보상 못 받아

짧은 여행이 아니라 유학, 연수 등으로 3개월 이상 출국한다면 장기체류 여행자를 위한 전용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박소영 메리츠화재 과장은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 시에는 가격 못지않게 보장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보험금 지급이 가장 많은 해외 의료비, 휴대품 손해, 타인 배상책임은 반드시 넣는 게 좋고 24시간 한국어 상담전화 등을 운영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 등반, 스카이다이빙, 스쿠버다이빙 등 위험한 활동을 하다가 다치면 여행자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테러로 인한 사망 또는 진료는 보장되지만 전쟁, 쿠데타, 내란 등으로 인한 손해는 제외되므로 보험을 믿고 위험한 지역에 가선 안 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