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6년 만에 하락…서울 하락률 1위 '강남구'

KB부동산 상반기 주택시장 결산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 0.95% 하락

지방 부동산 양극화…'대대광' 선방
17개 지자체 중 울산(-4.11%) 하락률 가장 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이 6년 만에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도 6년 만에 떨어졌고, 서울에서는 강남구가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반기 동안 0.95% 하락했다. 이는 2013년 상반기(-0.23%) 이후 6년 만에 첫 내림세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활성화를 위한 2013년 4·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회복기가 시작되면서 2018년까지 상승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9·13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과 5대광역시의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값도 하락했다. 0.57% 하락해 2013년 하반기(-0.20%) 이후 6년 만에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56% 내려갔다. 낙폭 수준은 하락세가 멈춘 2013년 하반기(-0.43%)보다 0.13%p낙폭이 컸다.

특히 서울은 재건축 규제 영향으로 강남4구가 위치한 한강이남권 아파트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한강이남에서는 0.80% 하락세를 보였고, 한강이북은 0.28% 떨어졌다. 강남구가 2.09% 내려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률로는 강동구(-1.58%), 송파구(-1.09%), 서초구(-0.83%) 지역이 뒤를 이었다.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성북구(-1.19%)는 강동구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실수요자 시장인 서대문구(0.28%), 금천구(0.17%)는 소폭 올랐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3~5월 강남권의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낙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 6월17일 기준 27주 만에 0.01% 상승했다.
서울 송파구의 중개업소에 붙은 아파트 급매 게시물. 사진=연합뉴스
경기도는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된 남부권 지역에서 집값 하락폭이 컸다. 평택(-3.76%), 안성(-3.09%), 오산(-1.86%), 안산(-1.56%)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 경기도 집값 상승을 견인하며 10% 이상 올랐던 광명(-1.43%)과 성남 분당구(-1.16%)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구리(1.19%)와 남양주(0.42%)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2023년 완공 예정)과 서울~세종 고속도로(2022년 완공 예정) 개발사업에 따른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했다.

5대 광역시와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대광역시는 2009년 상반기(-0.03%) 이후 10년 만에 0.56% 떨어졌다. 그러나 대·대·광으로 불리는 대전(1.26%), 대구(0.30%), 광주(0.32%)는 상승했다.조선산업 쇠퇴 등으로 지역 경기가 어려운 울산(-4.11%)은 17개 지자체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부산도 1.29% 떨어졌다. 기타지방은 -2.15%를 기록해 2016년 상반기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경북(-3.12%), 충북(-2.57%), 경남(-2.49%), 강원(-2.35%), 전북(-2.33%) 지역 등은 2% 이상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8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1.15% 하락해 낙폭이 컸다. 하반기에도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강동구(-3.99%)와 강남구(-2.80%) 지역의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구는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힐즈,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3277가구, 강동구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4932가구 등 1만1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경기지역 역시 입주가 이어진 의왕(-4.28), 안양 동안구(-2.87%), 평택(-2.82%), 안양(-2.22%) 지역에서 전셋값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지방에서는 매매가격 하락률 상위 지역인 울산(-4.38%), 경북(-2.43%), 강원(-2.31%), 경남(-2.12%) 지역의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

한편 KB부동산은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상승과 하락 변수가 혼재하는 상태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의 금통위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민할 수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주택담보대출 금융 비용이 줄어들어 주택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 집값 불안이 나타나면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서울과 같은 조정대상지역은 대출규제 강화로 자금여력이 부족한 젊은층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신규 분양가격은 인근 아파트값과 비슷하거나 낮게 책정돼 기존 아파트 구입 시 시세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