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산고 "5년전 교육청 지정조건대로 했더니 이번에 최하점"

"평가위원 한눈에 봐도 교육감 측근"…자사고 평가 조목조목 비판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안산동산고가 도 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항목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평가의 부당함을 재차 주장했다.특히 자사고 평가위원들이 교육감 측근 또는 진보 쪽 인사들로 꾸려졌다며 평가의 공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둘러싼 경기교육청과 안산동산고의 감정대립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2일 안산동산고의 '2019 자율형사립고 운영성과 평가 지표별 취득점수 표'에 따르면 학교는 재정 및 시설여건 영역 중 학생 재정지원 현황의 학생 1인당 교육비의 적정성 지표에서 최하점인 0.4점(만점 2.0점)을 받았다.

학교 측은 자사고 지정 요건을 충족했는데도 최하점을 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조규철 안산동산고 교장은 "5년 전 도 교육청이 안산동산고를 재지정하면서 지정조건을 정해줬다.

그 중 학생납입금은 일반 사립고 학생납입금의 300% 이내(2018학년도 이후)로 하도록 했다.

우리 학교는 이 조건대로 운영했는데 최하점을 줬다"라고 지적했다.또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에서 '1인당 학부모 부담 교육비'를 또 평가해 4점 만점에 1.6점을 줘 교육비라는 같은 평가 대상을 두고 이중으로 감점했다"라고 비판했다.

최하점을 받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현황 평가 지표에 대해서도 "사회통합전형 학생들은 이미 등록금, 기숙사비 등이 모두 면제되고 있어서 학교가 재정적으로 지원해줄 게 없는데 이 역시도 최하점을 줬다"라고 주장했다.

안산동산고는 교육과정운영 영역 중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적절성의 선행학습 방지 노력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03점을 받은 데 대해서도 억울함을 드러냈다.조 교장은 "2016년 교육부로부터 우리 학교는 '방과후학교 선행교육 가능 학교 지정' 공문을 받았다.

그런데도 평가 지표에 이런 내용이 있어 평가 전부터 도 교육청에 바꿔달라고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최하점에 가까운 0.8점(만점 4점)을 받은 '학교 안 전문적 학습공동체 참여' 지표에 대해선 "이건 혁신학교를 평가하는 지표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필수사항도 아닌데 혁신학교 평가 기준을 자사고에 들이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 2014년 평가와 비교해 정성평가가 총 36점에서 48점으로 늘어난 점 ▲학교 구성원 만족도가 15점에서 8점으로 줄고, 교육청 재량평가가 8점에서 12점으로 증가한 점 ▲지난 평가에는 없었던 감사 등 지적사항 12점 감점 등을 들어 이번 평가가 '자사고 폐지'를 의도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자사고 평가위원들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조 교장은 "현장 평가 때 평가위원들을 봤는데 한 눈으로 보더라도 교육감 측근이었다.

한명은 교육감의 전 비서실장이었고 한명은 서울 교육감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목사, 한명은 교육부 직원, 한명은 고등학교 교장이었다"라며 "정말 공정한 입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과 관련해 "학교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면에선 더 후퇴했다"라고 발언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에 대해선 "무엇을 근거로 학교가 후퇴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학생 한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하겠다는 교육감이 학교를 이렇게 힘들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평가에서 90점을 넘긴 민사고가 이번 평가에서 70점대를 받았다.

이 학교가 5년간 정말 못해서 이런 점수를 받았겠느냐. 평가지표가 '자사고 폐지'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안산동산고는 자사고 평가 결과에 대한 학교 의견을 내는 '청문회'를 공개하도록 도 교육청에 신청할 계획이다.

조 교장은 "모든 사람이 이번 평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터무니없는 평가'였다는 것을 검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안산동산고는 재지정 평가 기준점 70점보다 약 8점이 모자란 62.06점을 받고, 재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