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합동조사단, 내일 北목선 조사결과 발표할 듯

'경계감시 문제 일부 확인…허위보고·은폐행위 없었다' 결론
軍수뇌부 '우회조사'·靑행정관은 조사못해…'셀프조사' 비판도
군 당국은 이르면 3일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2일 국방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방부 감사관실과 작전·정보 분야 군 전문가,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사건 조사를 완료하고 결과보고서 작성도 마쳤다.

합동조사단은 합참, 해군 1함대와 육군 23사단 등에 대한 현장 방문과 관계자 면담, 북한 목선의 항적 분석 등을 통해 경계 근무 태세 등을 집중 조사하고, 일선 군부대와 군 수뇌부가 언론 브리핑에 앞서 어떤 논의 절차를 거쳤는지도 시간대별로 확인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에 대해서도 '우회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합동조사단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이었던 '허위보고·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특히 허위보고·은폐 의혹의 발단이 된 지난달 17일 군 당국의 언론 브리핑에 대해, 용어 사용이 부적절했던 측면은 있었지만,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

허위보고·은폐 의혹은 합참이 북한 목선 발견 장소인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으로 바꿔 발표하면서 불거졌다.군 당국이 경계 실패에 대한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북한 목선이 바다에서 표류하다 발견된 것처럼 꾸민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합동조사단은 이에 대해 사건 당일 이미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하는 모습을 여러 주민이 목격했다는 점, '삼척항 인근(방파제)'이라는 표현이 담긴 보고서가 일부 국회의원에게 제출됐던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표현에 은폐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더에 포착된 표적을 판독하고 식별하는 작업과 경계근무 과정에서는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책임 지역에서 대북 상황 발생 시 해군과 해경을 지휘하는 통합방위작전 책임을 지는 육군 23사단이 북한 목선이 최초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45분이나 지나 현장에 '늑장 출동'한 경위도 파악했다.
합동조사단 측은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당시 경계 작전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진행됐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번 조사보고서가 대대적인 문책과 처벌을 요구하기보다는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경계감시 체계 보완에 방점이 찍힐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르면 3일 오전 발표될 조사 보고서에는 정부 관계 기관들의 합동 심문 결과, 북한 목선이 레이더에 포착된 장면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직후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경계 실패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에 대해 이른바 '셀프조사'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보도를 전제로 한 대 언론 설명)에 참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관계 당국의 허위보고·은폐 논란을 키웠던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에 대해서는 아예 조사조차 이뤄지지 못했다.국방부는 이에 대해 "국방부 합동조사단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할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