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효창공원 밑그림 그리기 본격화…공론화 포럼 출범(종합)

각계 인사 144명 참여…독립 기념공원 기본 계획 주도
연내 계획 확정·2024년 준공…"지역과 함께하는 일상 속 공간으로"
효창공원을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만들기 위한 밑그림 작업이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2일 시청에서 새로운 효창공원 공론화를 주도할 '효창독립 100년포럼'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 출범은 지난 4월 독립 기념공원 조성 계획 발표에 이은 후속 작업이다.

포럼은 보훈, 체육계, 관련 기관 등의 추천을 받은 포럼위원 43명과 지난 5월 공개 모집에 참여한 시민 101명 등 총 144명으로 구성됐다. 포럼은 올해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 기간 매달 최소 한 번 총회를 열어 '효창독립 100년공원'(가칭) 기본계획 수립을 주도하고, 조성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해커톤(7월)·심포지엄(9월)·엑스포(10월)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지난달 19일 열린 1차 총회에서는 서해성 위원(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총감독)이 포럼위원장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에 효창공원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현상설계 공모를 추진, 2021년 착공해 2024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날 포럼발대식에 앞서 공동 사업 주체인 국가보훈처, 효창공원 부지를 소유한 문화재청, 공원관리 주체인 용산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독립운동가 묘역과 축구장을 공존하게 하되 효창공원과 효창운동장을 하나의 추모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단절된 공원은 주변과 연계해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 효창운동장 일부 시설은 철거하나 축구장은 남기기로 했다.
서울시가 사업을 총괄하고, 보훈처는 독립유공자 묘역을 직접 관리하며 묘역과 연결된 공원의 재단장을 맡는다.

16만924㎡(4만8천680평) 규모의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의 묘역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이곳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짓고 문효세자 묘역을 고양시로 옮기면서 규모가 3분의 1로 줄고 도로도 단절됐다.

해방 후 독립운동가 묘역이 조성돼 김구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7명이 이곳에 묻혔지만 이후 효창운동장(1960년), 반공투사기념탑(1969년). 노인복지회관(1972년), 백범기념관(2002년) 등 여러 시설이 맥락 없이 들어서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효창운동장 활용 방안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구체화하지 못했다.

보훈단체들은 철거가 필요하다고 보지만 체육계는 존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대식 후 설명회에서는 지역과 함께하는 일상 속 공간으로 조성해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백범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씨는 "효창원이 독립정신 선양 공간만이 아닌 체육, 문화, 교육 공간으로 하나의 유기적 모습이 되길 바란다"며 "각자의 의견을 앞다퉈 요구하기 전에 인내와 양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장환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는 "효창공원은 용산공원의 15분의 1, 어린이대공원의 3분의 1에 불과해 영역을 주변으로 넓혀 지역과 공존하는, 확장된 공원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병선 청파동 주민자치위원장은 "백범기념관까지 지하화해 대형 주차공간도 확보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독립운동가 묘역은 행사 때만 이용되고 운동장은 시설이 노후해 시민에게 외면받고 있다"며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과 건국 100주년을 맞아 (이견을) 잘 조정해 이른 시일 내 100년공원을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