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태림포장 M&A…인수가 높아 '승자의 저주'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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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기준가 1조원 이상 제시
한솔 등 인수 예비업체들 주저
급물살을 탔던 국내 1위 골판지업체 태림포장의 인수합병(M&A)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인수가를 놓고 M&A 당사자 간 이견이 큰 데다 웅진그룹의 ‘웅진코웨이 재매각’ 여파로 예비 인수후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제지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태림포장은 예비 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대상으로 회계장부를 살펴보는 ‘데이터룸 실사’를 하고 있다. 이달 중순 경영자설명회에 이어 이달 말께 현장 실사를 할 예정이다. 이후 본입찰을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태림포장 최대주주인 IMM PE는 지난달 말 쇼트리스트로 한솔제지, 중국 샤닝인터내셔널, 세아상역, 사모펀드 TPG와 베인캐피탈 등 다섯 곳을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태림포장 지분 70%와 태림페이퍼 지분 100%, 태림판지 지분 100% 등이다. 제지연합회에 따르면 태림포장 계열의 지난해 골판지 원지 부문 시장점유율은 24%, 골판지 상자 부문은 19%로 집계됐다. 두 부문 모두 업계 선두다.

인수가격을 놓고 M&A 주체 간 신경전이 팽팽하다. IMM PE는 매각 기준가를 1조원 이상으로 제시한 데 비해 예비 인수후보들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금액을 원하고 있다.

태림포장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한솔제지도 1조원대 인수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재매각 후폭풍으로 사모펀드가 산 기업을 다른 사모펀드가 다시 인수하는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일각에선 태림포장 분리매각설도 나오고 있다.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 등을 나눠서 매각하는 것이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재매각 여파로 IB 시장에서 무리한 인수가 화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며 “인수 예비후보들이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