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서 첨단물류 거점으로…'진해 두동지구'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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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개발 표류로 갈등·분쟁 속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167만7000㎡ 규모의 첨단 물류단지가 문을 열었다.
'거버넌스형 방식'으로 사업 탄력
공사 시작 4년 만에 조성 마무리
물류·주거·과학産團 등 들어서
경제적 파급효과 3.5兆 달할 듯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청장 하승철)은 2일 진해구 두동 일원에서 경자청 핵심사업인 두동지구 개발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부산항 신항과 9㎞, 남해고속도로 진해IC(신항고속도로)와 3㎞ 떨어진 곳에 있는 두동지구에는 물류단지(36만㎡)와 주거단지(45만㎡·공동주택 7446가구) 등이 들어섰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의곡~과학산업단지, 소사~녹산 구간 도로도 확충돼 경남과 부산지역 수출입 물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부산진해경자청은 신항만과 연계된 물류 배후단지 조성으로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13개 기업 25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두동지구 개발에는 민간자본 4238억원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는 경남은행의 도움이 컸다. 경남은행은 두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약 2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했고, 11개 입주 기업의 토지 매입 비용 722억원도 조달했다.두동지구에는 이미 캐나다 물류기업인 켄달스퀘어 투자회사가 2300억원 규모의 센터시설을 조성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 투자기업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전자상거래업체가 입주를 마무리하면 140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를 본격 시작한 지 4년 만에 첨단 물류단지로 변모한 두동지구는 20여 년 전만 해도 애물단지였다. 개발계획이 처음 나온 때는 1994년이다. 당시 한국토지공사에서 사업을 추진하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과다한 토지보상비와 사업성 부족으로 20여 년간 개발이 표류했다. 지역주민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등 큰 불편을 겪어야 했고 개발 무산에 따른 책임 소재 갈등으로 분쟁도 극심했다.
이 사업은 2010년 부산진해경자청이 전국 최초로 민관 협력(주민+기업+경자청)을 통한 ‘거버넌스형 개발 방식’을 제안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한국관세물류협회 물류회원사를 중심으로 투자 여건을 마련하자 지주들도 스스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사업 전환의 원동력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부산진해경자청은 개념조차 생소했던 거버넌스형 개발 방식에 대한 주민 동의를 3년에 걸쳐 받았다. 또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환지 방식(사업시행자가 토지를 매입하지 않고 목적에 맞게 변경해 원소유주에게 돌려주는 방식)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경제자유구역법까지 개정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첨단물류단지 개발을 성사시켰다.하승철 청장은 “두동지구 개발사업 준공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지역주민과 투자기업, 행정청이 힘을 합쳐 사업을 성공시킨 모범 사례”라며 “앞으로 제2 신항 배후도시와 글로벌 물류단지 발전을 이끄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