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교착상태의 한·일…일본 기업 "한국 인재 포기 못해…채용러시 계속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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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찾으세요! 당신의 미래를(日本で見つける! あなたの未来)”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일본기업 채용박람회’입구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내걸렸다. 한국무역협회와 일본의 리크루트 전문기업 마이나비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는 1600여명이 사전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이틀간 열린 행사에서 일본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서류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스미토모상사를 비롯해 중장비기계 전문 스미토모중공업, 자동차부품기업 덴소, 정보통신(IT)기업 테크프로 등 42개사가 참여했다. 채용예정인원은 100~120명.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 냉랭함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들의 ‘한국인 채용러시’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6월에만 150개가 넘는 기업들이 한국인재를 뽑기 위해 찾았다. 8월이후에도 일본기업 채용박람회가 4~5차례가 예고돼 있다. 방한 예정기업만 230개 기업을 웃돈다. 이동원 무협 취업연수실장은 “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한국인재를 포기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일본취업 5년만에 두배 증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심각한 생산가능인구 부족에 빠진 일본기업들이 해외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대만, 중국 동남아에 이어 심지어 미국까지 날아가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 하지만, 일본기업들은 유독 한국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기치로 스부사와 마이나비 해외취업사업 총괄본부장은 “한국인의 일본어 회화·문서작성 능력은 중국·동남아인보다 월등하다”며 “영어능통자도 많아 해외진출을 앞둔 일본기업들은 한국인 채용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치로 본부장은 또 다른 한국인재의 강점으로 ‘근면성실성’ ‘낮은 이직률’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일본기업들은 한국인 채용시 일본인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 뽑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인재를 뽑으려는 일본기업들 가운데는 서비스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관광, 물류, 외식기업들의 채용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채용박람회를 찾은 일본기업의 절반(45%)은 서비스기업이었다. 덩달아 한국인들의 일본취업도 느는 추세다. 2013년 3만4100명이었던 한국인 일본취업자는 지난해 6만2516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일본 유효구인배율 1.62배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숫자를 뜻하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2014년 1.09배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올해는 1.62배(5월말 기준)까지 올랐다. 인력 구하기가 힘들자 일본 정부는 비자발급 기준을 낮추고 있다. 2023년까지 최대 135만명의 일자리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본정부는 비숙련 기능인에게 발급되는 특정기능 1호와 숙련기능자를 위한 특정기능 2호라는 새로운 재류자격을 만들어 외국인들이 일본 취업을 쉽게 할 방침이다.
일본의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도 대졸 공채 관행을 연중 채용으로 변경할 정도로 발등의 불이 켜졌다. 일본기업들은 매년 4월1일 입사식을 거행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는 각사의 인력난에 맞게 채용을 할수 있도록 취업활동 규칙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들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정기공채 관행을 깨고 채용형 인턴, 조기선발제도 등을 통해 인력 선발에 나서고 있다. 조기선발제는 대학 졸업전 채용을 확정해 다른 기업에 인재를 뺏기지 않으려는 정책이다.◆하반기에도 4~5회 채용박람회
일본기업들의 연중채용이 보편화되면서 하반기에도 국내의 일본채용 박람회가 줄 이을 예정이다. 무협은 오는 9월,10월에도 각 40개 이상 일본기업을 초청해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11월에는 한국의 취업준비생 100여명을 데리고 일본 현지로 날아가 도쿄 현지박람회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한, 일본취업 준비생을 위해 기업분석·이력서작성·모의면접 등을 가르쳐주는 ‘실전 일본취업 성공전략 교육과정’도 이달말 개설한다.
KOTRA도 9월말 서울과 부산에서 일본기업 100여개사를 초청해 ‘일본-아세안 해외취업 박람회’를 연다. KOTRA는 5월말 115개 일본기업을 초청해 ‘일자리 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부산에서도 8월24~25일 양일간 50개 일본기업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이 실장은 “일본기업은 기본적으로 지원자의 잠재성을 채용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준비하면 입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늘어나는 한국인 일본취업자 수와 일본의 유효구인배율> (단위:명,배)
2013년 3만4100명(0.93배)→ 2014년 3만7262명(1.09배)→2015년 4만1461명(1.20배)→2016년 4만8121명(1.36배)→2017년 5만5926명(1.50배)→2018년 6만2516명(1.63배)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12월 기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일본기업 채용박람회’입구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내걸렸다. 한국무역협회와 일본의 리크루트 전문기업 마이나비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는 1600여명이 사전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이틀간 열린 행사에서 일본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서류합격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스미토모상사를 비롯해 중장비기계 전문 스미토모중공업, 자동차부품기업 덴소, 정보통신(IT)기업 테크프로 등 42개사가 참여했다. 채용예정인원은 100~120명.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 냉랭함에도 불구하고 일본기업들의 ‘한국인 채용러시’는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6월에만 150개가 넘는 기업들이 한국인재를 뽑기 위해 찾았다. 8월이후에도 일본기업 채용박람회가 4~5차례가 예고돼 있다. 방한 예정기업만 230개 기업을 웃돈다. 이동원 무협 취업연수실장은 “한·일관계가 정치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들이 한국인재를 포기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일본취업 5년만에 두배 증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심각한 생산가능인구 부족에 빠진 일본기업들이 해외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대만, 중국 동남아에 이어 심지어 미국까지 날아가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 하지만, 일본기업들은 유독 한국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채용박람회에서 만난 기치로 스부사와 마이나비 해외취업사업 총괄본부장은 “한국인의 일본어 회화·문서작성 능력은 중국·동남아인보다 월등하다”며 “영어능통자도 많아 해외진출을 앞둔 일본기업들은 한국인 채용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치로 본부장은 또 다른 한국인재의 강점으로 ‘근면성실성’ ‘낮은 이직률’등을 꼽았다. 이 때문에 일본기업들은 한국인 채용시 일본인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해 뽑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인재를 뽑으려는 일본기업들 가운데는 서비스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관광, 물류, 외식기업들의 채용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채용박람회를 찾은 일본기업의 절반(45%)은 서비스기업이었다. 덩달아 한국인들의 일본취업도 느는 추세다. 2013년 3만4100명이었던 한국인 일본취업자는 지난해 6만2516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일본 유효구인배율 1.62배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숫자를 뜻하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2014년 1.09배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올해는 1.62배(5월말 기준)까지 올랐다. 인력 구하기가 힘들자 일본 정부는 비자발급 기준을 낮추고 있다. 2023년까지 최대 135만명의 일자리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본정부는 비숙련 기능인에게 발급되는 특정기능 1호와 숙련기능자를 위한 특정기능 2호라는 새로운 재류자격을 만들어 외국인들이 일본 취업을 쉽게 할 방침이다.
일본의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도 대졸 공채 관행을 연중 채용으로 변경할 정도로 발등의 불이 켜졌다. 일본기업들은 매년 4월1일 입사식을 거행하고 있지만 2021년부터는 각사의 인력난에 맞게 채용을 할수 있도록 취업활동 규칙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기업들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정기공채 관행을 깨고 채용형 인턴, 조기선발제도 등을 통해 인력 선발에 나서고 있다. 조기선발제는 대학 졸업전 채용을 확정해 다른 기업에 인재를 뺏기지 않으려는 정책이다.◆하반기에도 4~5회 채용박람회
일본기업들의 연중채용이 보편화되면서 하반기에도 국내의 일본채용 박람회가 줄 이을 예정이다. 무협은 오는 9월,10월에도 각 40개 이상 일본기업을 초청해 채용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11월에는 한국의 취업준비생 100여명을 데리고 일본 현지로 날아가 도쿄 현지박람회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한, 일본취업 준비생을 위해 기업분석·이력서작성·모의면접 등을 가르쳐주는 ‘실전 일본취업 성공전략 교육과정’도 이달말 개설한다.
KOTRA도 9월말 서울과 부산에서 일본기업 100여개사를 초청해 ‘일본-아세안 해외취업 박람회’를 연다. KOTRA는 5월말 115개 일본기업을 초청해 ‘일자리 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부산에서도 8월24~25일 양일간 50개 일본기업이 참여하는 채용박람회가 열린다. 이 실장은 “일본기업은 기본적으로 지원자의 잠재성을 채용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일에 대한 철학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준비하면 입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늘어나는 한국인 일본취업자 수와 일본의 유효구인배율> (단위:명,배)
2013년 3만4100명(0.93배)→ 2014년 3만7262명(1.09배)→2015년 4만1461명(1.20배)→2016년 4만8121명(1.36배)→2017년 5만5926명(1.50배)→2018년 6만2516명(1.63배)
*자료: 일본 후생노동성(12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