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취업과 SW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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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효 < 세종대 총장 president@sejong.ac.kr >대학 총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학생들의 취업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 실제로 취업하는 비율은 공과대학 70%대, 인문·경상계는 50~60%대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은 산업 근대화에 성공한 이후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했다. 전기전자업, 석유화학, 조선업종 그리고 자동차산업 등이 주축이었다. 그러나 그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대졸자 취업률이 과거와 다르게 많이 낮아졌다. 1970~1990년대에는 경제도 연간 5~10%대 성장했지만 대학 진학률은 약 25%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고3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85%에 이른다. 높은 대학 진학률과 업황의 미스매치가 대졸자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가장 좋은 방법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세계적 기업들은 인터넷과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큰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은 인터넷과 IT를 결합한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은 컴퓨터 코딩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는 컴퓨터 코딩 영역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영어와 함께 코딩 능력을 갖출 때 한국 대학생들의 취업률은 많이 올라갈 것이다.
세종대를 비롯한 국내의 많은 대학은 신입생 때부터 의무적으로 소프트웨어(SW) 코딩교육을 하고 있다. 최근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아마존에 취업한 세종대 출신 여학생을 만나봤다. 본인도 소프트웨어 기술이 없었으면 취업을 못 했을 것이라며 학교에 감사하다고 했다. 우리 젊은이들의 코딩 교육에 대학이 더욱 노력을 경주하면 취업과 창업에서 세계 유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국이 36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은 것은 세계사의 큰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세계는 급변하는데, 우리는 쇄국정책을 통해 문호를 닫았기 때문에 세계사의 변화에 발맞춰 발전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대학생에 대한 코딩 교육도 세계 경제의 큰 흐름에서 본다면 필수적인 교과목이다.
일본의 많은 젊은이는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네이버의 라인 문자메시지를 이용한다. 일본의 모든 전자회사를 합친 것보다 삼성전자 하나의 매출과 순이익이 더 많다. 한국 대학생들은 세계 어떤 대학생보다 더 성실하고 유능하기 때문에 이런 SW 교육만 잘 시킨다면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엔진을 다시 돌릴 일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