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또 적자 내나…'간판 배당株' 매력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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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2분기 적자전환 추정네이버 이마트 등 인터넷, 유통 대표주가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섰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유업종 2등주인 에쓰오일도 영업적자를 냈을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둔 지난달 말 이후 KB증권 SK증권이 연달아 에쓰오일의 2분기 적자전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못 미쳐
中 공급확대…주력품 업황 부진
이는 지금까지 증권사들이 내놓은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손익 추정치 평균(1748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쇼크’ 수준이다. 에쓰오일은 작년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92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1분기에 270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반전에 성공했다.
에쓰오일 실적이 다시 악화된 것은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제외한 금액) 감소 △주력 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 업황 부진 △4월 중순부터 한 달간 이어진 정기보수(설비가동을 완전히 멈추고 시행하는 안전점검)란 ‘3대 악재’가 한꺼번에 불거진 탓이다. 정유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은 2분기에 배럴당 평균 3.4달러로, 1분기(3.2달러)보다 개선됐다. 하지만 정유업계에서 손익분기점으로 추정하는 4~5달러 밑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중국발(發) 공급확대의 영향으로 PX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는 1분기 t당 406.3달러에서 2분기엔 351.2달러로 축소됐다. KB증권에 따르면 2분기에 에쓰오일은 석유사업에서 1457억원의 영업손실, 화학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8% 감소한 5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배당매력 떨어지나
에쓰오일은 최근 수년간 50% 안팎의 높은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을 유지해 배당주 투자자라면 ‘투자 바구니’에 담아야 할 ‘잇템(필수 아이템)’으로 여겨졌다. 에쓰오일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11년 이후 유가 급락으로 2897억원의 순손실을 낸 201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2016년엔 배당성향이 59.8%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악화로 배당성향이 33.8%로 뚝 떨어졌다.올해는 순이익이 작년보다는 늘어나면서 배당성향도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문제는 순이익 전망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KB증권은 지난달 27일 보고서에서 에쓰오일의 올해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를 7888억원에서 6426억원으로 18.5% 낮춰잡았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배당성향이 40% 위로 올라가려면 2023년 준공 목표로 진행 중인 나프타분해시설(NCC) 공사를 2~3년 늦추거나 정유업황이 대폭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배당주펀드 운용사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자’(설정액 2조4632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1조2587억원) 등 설정액 기준 상위 5개 배당주펀드 가운데 에쓰오일 및 에쓰오일 우선주가 구성비중 10위권 내에 포함된 상품은 한 개도 없다.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에쓰오일은 2014년 착공해 작년 11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울산 잔사유 공장을 짓는 데 4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위해 순차입금을 2016년 말 5000억원에서 작년 말 5조6000억원으로 크게 늘리는 바람에 한동안 현금흐름이 악화되기도 했다. 최근엔 총 7조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울산에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를 짓겠다고도 발표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쪽으로의 사업확대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장기적으론 수직계열화의 이점이 분명히 있지만, 중국발 공급과잉이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투자 타이밍이 썩 좋지는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1.16%) 떨어진 8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