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신용등급 또 떨어지나

터키 리라화 환율 폭락으로
1776억 파생상품 평가손실

신평사, 등급전망 '부정적' 변경
국내 1위 영화관사업자 CJ CGV의 신용등급이 또 한 번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터키 리라화 환율 폭락에 따른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영화관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점에 나온 악재다 보니 대응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CJ CGV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달 26일 한국기업평가가 부정적 등급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또 한 번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 회사는 3년 전인 2016년 대형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졌다.

급격한 수익성 악화로 신용위험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CJ CGV는 지난해에만 188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에도 8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터키 리라화 환율이 추락하면서 총수익스와프(TRS)에서만 1776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충격이 컸다.

CJ CGV는 2016년 6월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인 메리츠종금증권과 ‘투자원금의 원화 기준 공정가치가 투자 당시보다 떨어지면 그 차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TRS 계약을 맺었다. 이 파생상품을 계약했을 때만 해도 400원대 초반이던 원·리라 환율은 3년간 가파르게 하락, 지난 2일 206원대까지 주저앉았다.국내사업 실적마저 둔화되면서 터키 악재를 만회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5년 8.0%였던 CJ CGV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2.3%까지 하락했다. 국내 영화관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한 가운데 영화관 출점을 늘리면서 영업에 드는 고정비가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국내 영화 관객 수는 2억1639만 명으로 2015년(2억1729만 명)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