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사라진 '소주성'…경제활력·체질개선으로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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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기조 바뀌나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 중 최우선 순위였던 ‘소득주도성장’이 2년여 만에 경제정책방향에서 사라졌다. 대신 ‘경제활력’과 ‘체질개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소득주도성장 실험을 단행한 지난 2년간 경제성장률 하락, 고용 악화, 양극화 심화 등의 현상이 발생한 게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포용성 강화' 제시했지만
구체적 언급 없이 넘어가
정부는 통상적으로 1년에 두 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한다. 매년 12월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6월이나 7월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는다.현 정부의 3대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다.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때마다 소득주도성장이 최우선 순위였다. 작년 7월 내놓은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성장의 포용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소득주도성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국내 전체 가구의 20%인 334만 가구에 총 3조8000억원의 근로장려금을 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새해 경제정책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며 소득주도성장을 맨 앞에 뒀다.
하지만 3일 발표한 60여 쪽짜리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자료에는 소득주도성장이란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정부는 3대 정책방향으로 ‘경제활력·리스크 관리’ ‘체질개선과 미래대비’ ‘포용성 강화’를 제시했다. 소득주도성장은 포용성 강화에 해당하지만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제를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경제·고용 영향, 부담 능력,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공정경제에 관한 내용도 한 쪽에 불과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