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조 계약 해지로 하락 불가피…"10% 이상은 과매도"

한미약품이 얀센과 체결한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연구개발 능력에 대한 신뢰 회복이 주가에 중요하다는 관측이다.

4일 한미약품 등에 따르면 얀센은 2015년 9억1500만달러(약 1조원)에 도입한 지속형 비만·당뇨 치료제 후보물질의 권리를 반환했다. 얀센이 진행한 2건의 비만환자 대상 임상 2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하였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서의 혈당조절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계약 당시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는 반환하지 않는다. 네 번째 기술 반환이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한 5개 품목 중 2016년 9월 올무티닙(도입사 베링거인겔하임), 2016년 12월 지속형 인슐린(사노피), 2019년 1월 BTK억제제(릴리) 등의 반환에 이은 것이다.

한미약품의 사례는 글로벌 신약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한미약품 주가에도 충격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0억원에 가까운 연구개발 비용을 집행할 전망"이라며 "반면 지난해 현금흐름은 260억원에 불과하며 순차입금은 5000억원을 웃돌아 재무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기술수출 등의 결실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주가수준을 정당화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일로 한미약품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한다면 과매도 구간이라고 봤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 재신청, 비알콜성지방간염·비만 치료제 미국 1상 종료에 따른 기술수출 등이 기대된다"며 "낙폭과대 시 매수를 권고한다"고 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 성공, 롤론티스의 허가 재신청, 추가 기술수출 등 연구개발 신뢰 회복이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