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를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자유한국당 의원 4명을 소환했으나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일단 소환 대상 의원들을 기다려본 뒤 다음 대응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까지 출석하라고 소환 통보한 자유한국당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을 조사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7일 이들 의원에게 이날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이들 의원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환 통보를 받은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오늘 경찰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소환 대상인 다른 의원들도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미 경찰이 출석을 통보하던 당일부터 나경원 원내대표가 "근본적 원인을 제공한 집권세력부터 수사하지 않는다면 '표적 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소환 불응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당 이채익, 이종배 의원은 경찰청에 패스트트랙 수사 진행 상황과 계획, 담당자 연락처 등 수사 자료를 요청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려 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경찰은 "소환 대상 의원들이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해온 일이 없다"며 "의원들을 기다려보고 실제로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그 이후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통상 첫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재차 출석을 요구하고, 여러 차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수사를 통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