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늦거나 생리기간 짧을수록 '신장질환' 위험 커져"

서울백병원, 폐경여성 8천510명 분석…"에스트로겐이 신장보호"
초경이 늦거나 생리기간이 짧을수록 신장질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노지현 교수와 신장내과 구호석 교수팀은 2010∼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폐경 여성 8천510명을 분석한 결과 초경이 늦을수록 만성신장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초경 시작 연령별 신장질환 유병률을 보면 16세 이후 초경을 시작한 여성은 9.9%로 11세 이전에 시작한 여성 4.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초경 시작 연령이 13세인 경우는 6.4%, 14세 7.0%, 15세 8%로 초경이 늦어질수록 신장질환 유병률이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 또 생리기간이 짧은 여성일수록 신장질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기간이 20년 미만인 경우 신장질환 유병률이 13.9%로 가장 높았다.

25∼30년은 11.7%, 30∼35년 9.8%, 35∼40년 7.6%, 45년 이상에서 2.3%로 현저하게 낮아졌다. 신장질환 발병에 큰 영향을 주는 고혈압 유병률은 16세 이후 초경 여성이 52.9%로 11세 이전 초경 여성(42.9%)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

노 교수는 "초경이 이를수록, 생리기간이 길수록 만성신장질환 유병률이 낮아지는 것은 여성호르몬 분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신장혈관과 신장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에스트로겐은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등 혈관을 보호하는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