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틀 연속 빵 먹이기엔…" 도시락 지참 학생 늘어난 초등교실

급식조리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총파업 이틀째인 4일 점심시간.
부산 동래구에 있는 A 초등학교에는 점심시간 시작종이 울리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끌벅적해졌다.

이날 점심 식단표는 원래 열무 비빔밥, 팽이버섯 된장국, 달걀후라이, 옥수수구이, 요구르트, 김치였다.이 학교는 조리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해 대체 급식이 제공됐다.

대체 급식 메뉴는 카스텔라와 모닝빵, 오렌지 주스, 모둠 과일이었다.

이 학교는 미리 학부모들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 대체 급식 메뉴를 안내했다.빵과 음료로 식사가 충분하지 않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은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안내했다.

전날에는 도시락을 싸 온 학생들이 한 학급당 절반에 못 미쳤다.

하지만 파업 이틀 차인 이날에는 절반 이상 학생들이 도시락을 준비해왔다.4학년 한 학급은 총 22명 중 13명이 도시락을 준비했다.

또 다른 학급은 총 22명 중 15명이 도시락을 준비했다.

두 학급 모두 전날보다 도시락을 준비한 학생들이 늘어났다.한 교사는 "전날보다 도시락을 들고 온 학생이 늘었다"며 "도시락을 먹지 못한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낄까 봐 넉넉하게 도시락을 준비한 학부모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치킨을 가져온 학생이 인기스타가 되는 '도시락 세대' 교실 풍경도 연출됐다.

점심시간 전에 자식 걱정에 학교로 도시락을 가져온 학부모들이 교문 앞에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A(39) 씨는 "어제는 도시락을 싸주지 않았는데 이틀 연속 빵을 먹이기에는 걱정돼 도시락을 싸 들고 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파업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며 "밥은 먹여가면서 파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며칠 정도는 도시락 싸 줘도 괜찮다는 의견으로 나뉜다"고 말했다.부산은 526개 공립학교(단설유치원·초·중·고·특수) 가운데 교육공무직원(학교 비정규직)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되는 학교는 이날 모두 74개로 잠정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