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재계 총수들과 회동…이재용과 '승용차 동승 환담'

한국가구박물관서 만찬…日 수출 규제엔 "정치에 대해선 모른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회장이 4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글로벌 IT업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방한한 손 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오후 7시께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재계 총수들을 만났다.

만찬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함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손 회장의 승용차에 함께 탄 채 만찬장에 도착해 두 사람이 사업 현안에 대해 어떤 대화를 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이 시내 모처에서 만나 승용차에 같이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안다"면서 "퇴근시간대여서 최소 30~40분간 승용차 내에서 '단독 회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약 3년 만에 공개적으로 만난 셈이나 평소에도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일본어가 능통하다. 또 이 부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3차례 일본 출장길에 오른 적이 있어 현지에서 손 회장을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이날 만찬 간담회에서 손 회장과 한국 주요 기업 대표들은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IT 업계의 현안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으면서 사업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빌미로 이날부터 한국에 대한 일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터여서 '한일 기업인 간담회'는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손 회장은 이날 만찬장에 입장하면서 '한일 관계가 곧 회복될 것으로 보느냐'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소프트뱅크나 삼성전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등의 기자 질문에 "정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답변을 피했다.

또 이 부회장을 비롯한 한국 기업측 참석자들도 이와 관련한 질문에 한결같이 언급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