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원유 수출 제로 목표라더니…"美, 中에 예외 허용 검토"

폴리티코 보도…"국무부, 中기업 對이란 투자 대가로 이란산 원유 지급 허용 논의"
대(對)이란 최대압박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예외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언론의 보도가 나왔다.미국은 지난 5월 초부터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이란산 원유 수입 허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3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 미 국무부가 중국에 이란산 원유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브라이언 훅 국무부 이란특별대표와 협상팀이 이러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논의된 방안은 중국 국영 석유 기업 시노펙이 이란 유전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데 대한 현물 지급의 방식으로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해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시노펙에 이러한 예외 허용 방안을 제의한 상태라고 상황을 잘 안다는 소식통이 폴리티코에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러한 방안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제로화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에 어긋나는 것이며 중국이 공개적으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저항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가 최근 이란산 원유 '수입(import)'과 '구매(purchase)'를 구분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는 것도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훅 대표는 최근 "우리는 모든 불법적 이란산 원유 구매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 대변인도 폴리티코의 질의에 "국무부는 이란산 원유 구매에 대한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금 등의 대가 지급이 이뤄지는 '구매'로 제재 대상을 좁힘으로써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길을 터주려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폴리티코는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의 제재에도 보란 듯이 이란산 원유를 들여오는 중국을 처벌할 방법이 별로 없어서 국무부가 이러한 방안을 고안했을 수 있고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2일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 등 8개국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월 초부터 수입 금지가 적용됐으나 최근 이란산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중국 항구에 당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