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 통계서도 서울 아파트값 반등…강남, 4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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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114 이어 한국감정원 통계도 상승 전환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민간 시장조사기관에 이어 정부 공식 통계에서도 반등세가 확인된 것이다. 분양가 규제를 피한 후분양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 올가을 청약업무 개편으로 인한 분양시장 공백이 예상돼 본격 오름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격도 사상 최장 기간 이어진 하락을 끝내고 상승으로 돌아섰다.
압구정은 또 최고가 거래…전셋값도 36주 만에↑
◆KB·부동산114 이어 감정원 통계도 상승4일 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해 지난해 11월 첫째주 이후 34주 만에 반등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 통계에선 지난달부터 오름세가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3주 연속, 부동산114는 4주 연속 올랐다. 정부 공식 통계인 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오른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강남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올라 4주 연속 상승했다. ‘갈아타기’ 종착지로 꼽히는 압구정에선 다시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 압구정 A공인 관계자는 “‘현대7차’ 전용면적 144㎡가 지난 월요일 32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며 “지난달 말 31억5000만원에 거래된 지 한두 주 만에 1억3000만원가량 올랐다”고 전했다.서초구와 송파구의 아파트 가격도 오르는 등 ‘강남3구’는 본격 반등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서초구(0.03%)는 2주 연속, 송파구(0.04%)는 3주 연속 상승했다. 목동 일대에서 재건축 기대감이 번지고 있는 양천구 또한 3주째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0.06% 올라 영등포구(0.06%)와 함께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다. 감정원 관계자는 “인기 재건축 단지와 신축 아파트 등 일부 단지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강남에서 시작된 반등세는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동작구(0.03%)와 광진구(0.01%)는 물론 서대문구(0.04%)과 노원구(0.02%), 은평구(0.02%) 등 외곽 지역까지 2주 연속 상승했다. 금천구(0.01%)와 중구(0.02%)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보합으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요인이 많다고 보고 있다. 당장 올가을 아파트 청약시스템이 금율결제원에서 감정원으로 이관되는 까닭에 1~2개월 동안 분양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강남은 물론 강북 정비사업 단지들까지 후분양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을 미루는 단지가 늘어나면서 얼마 되지 않는 새 아파트 공급을 두고 청약 대기자들의 경쟁이 극심해질 것”이라며 “여기서 낙오한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집값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국 매매·전세↓…서울은 전셋값도 반등전국 단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떨어졌다. 2017년 11월 마지막주부터 1년8개월째다. 대전(0.07%)과 인천(0.02%)은 오른 반면 경남(-0.16%)과 강원(-0.15%), 울산(-0.15%) 등 대부분 지역이 내렸다. 대전은 중구(0.14%)와 유성구(0.06%)의 상승폭이 줄었지만 도안신도시 인근 단지들의 가격이 뒤면서 서구(0.09%)가 크게 올랐다.
수도권에선 분당이 지난해 10월 마지막주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성남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08% 하락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0.02%로 반등했다. 신안산선 착공 수혜를 입는 광명은 0.40% 오르면서 3주 연속 상승했다. 과천은 0.25%로 오름폭을 키웠다. 반면 입주물량이 쌓이고 있는 평택(-0.36%)과 용인 수지구(-0.23%)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지역으로 묶인 뒤 매수세가 실종된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 조사에서도 0.09% 내렸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0.07% 떨어졌다. 수도권은 변동률 -0.03%를 보이면서 지난주(-0.05%) 대비 하락폭을 줄였다. 5대 광역시(-0.08%→-0.09%)와 8개도(-0.11%→-0.13%), 세종(-0.12%→-0.20%)은 낙폭이 커졌다.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오르면서 36주 만에 반등했다. 지난해 말 ‘아크로리버하임’이 입주하면서 전셋값 낙폭이 컸던 동작구는 저가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0.08% 올랐다. 서초구(0.06%)와 송파구(0.06%)는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말부턴 2120가구 규모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이주가 예정돼 있어 서초구 주변 전세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서대문구(0.06%)와 마포구(0.06%) 등의 상승폭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내년까지 이어질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 강동구는 -0.12%로 조사되면서 35주째 하락을 이어갔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