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 결혼반지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 참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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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로 예비부부 참변서울 강남구 잠원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무너지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깔리는 참변이 벌어졌다.
예비신부 사망, 예비신랑은 중상 입어
예비부부 덮친 슬래브, 무게 30t 추정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4일 오후 2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중이던 신사역 인근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3층의 천장이자 4층의 바닥을 이루는 '슬래브'가 통째로 도로를 덮쳐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4대가 그 아래에 깔렸다. 소방 당국은 슬래브는 가로·세로 약 10m에 무게 30t으로 추정했다.
사고 차량 중에는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이날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예비부부가 있었다. 운전석에 있었던 예비 신랑 황모씨는 오후 5시59분쯤 중상을 입고 구출됐고, 조수석에 있던 예비 신부 이모씨는 숨졌다.
황씨 가족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기 위해 휴가를 냈다.숨진 이씨의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철거업체 관계자들은 장례식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1996년 10월 준공됐다.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달 29일 철거공사를 시작해 이달 10일 완료 예정이었다. 이날까지 절반가량 철거가 완료된 상태였으며 지하 1층 천장 부분을 철거하던 중 건물이 기울어지며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에 있던 인부 4명은 건물이 쓰러진 방향 반대편에 있어 부상을 입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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