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로 북미 강타한 '검은사막' PS4로 재출격…비결은 '자체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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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김대일 의장이 직접 꾸린 '엔진팀' 효과 봤다펄어비스가 콘솔게임 '검은사막PS4'를 들고 북미 시장에 재출격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플레이스테이션(PS) 버전 검은사막PS4를 북미와 국내에서 사전예약 중이다. 글로벌 출시는 다음달 23일로 북미‧유럽‧한국‧일본에 동시 발매한다. 콘솔게임 개발이 전무하다시피한 국내 게임업계 체질상 북미 시장은 불모지로 간주돼 왔다. 이번 펄어비스의 시도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펄어비스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자사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해 콘솔게임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을 북미 시장에 선보였다. 출시 후 11일 만에 서버를 10개에서 22개로 증설하고 MS 스토어 '톱 유료게임' 차트 메인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은 지난 3월4일 출시 후 지금까지 북미‧유럽에서만 60만장이 팔렸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콘솔게임으로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유로는 자체 엔진(게임을 만드는 도구)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타사 엔진을 쓰는 것과 차별화된 포인트다. 창업자 김대일 의장이 약 50여명의 엔진팀을 꾸렸다고 펄어비스 측은 귀띔했다. 자체 엔진 개발 기술 덕에 검은사막 PC게임을 비교적 쉽고 빠르게 콘솔 게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다만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 다소 주춤한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3% 줄어든 150억원이었다. 검은사막 모바일 게임 일본 출시로 일회성 마케팅비가 집행됐기 때문. 펄어비스가 콘솔게임으로 북미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업계는 펄어비스가 콘솔게임을 들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북미 시장에 안착했다는 점을 눈여겨본다.
세계 게임 시장 규모 중 콘솔게임 비중이 24.6%로 상당히 높지만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게임으로 북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전례가 거의 없어서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 출시작 가운데 북미에서 성공을 거둔 콘솔게임은 '배틀그라운드 엑스박스 원' 정도였다. 배틀그라운드 PC·엑스박스 원 패키지는 누적 판매량 5000만장을 기록했다.업계 관계자는 "콘솔게임 개발 성공사례는 배틀그라운드나 검은사막 정도"라며 "아직 콘솔게임에 대한 국내 투자가 걸음마 단계지만 이러한 성공사례가 하나 둘 나오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