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만에 암초 만난 포스코 최정우號…경영능력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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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최정우 회장 포스코 취임 1주년취임 1주년을 앞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앞에 풀어야 할 난제가 널렸다. 포스코는 철강재 원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과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의 업황 부진이 맞물리며 수익 개선에 빨간 불이 켜졌다. 게다가 제철소 환경 문제에 따른 조업 중지 논란까지 겹쳐 쉽지 않은 하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료 '철광석' 가격 급등…5년래 최고
자동차·조선 등 수요산업 부진 맞물려
고로 조업중지 논란 '골칫거리'
최 회장은 이달 27일 포스코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앞서 지난해 7월 27일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제 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권오준 전 회장의 중도 사임으로 급작스럽게 회장직을 이어받은 상황에서도 포스코 안팎의 새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최 회장은 철강 외에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지난 연말 조직에 신성장부문을 신설하며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리더십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그 어느때보다 경영 여건이 좋지 않아 최 회장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선, 철광석 가격 상승세에 따른 대응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제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014년 7월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일각에선 철광석 가격이 하반기 톤당 80달러 내외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설득력을 잃었다. 브라질과 호주 등 국제 철광석 주요 시장에서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브라질 광산댐 붕괴에 이어 3월말 호주 사이클론 피해까지 겹치면서 철광석 공급량은 대폭 줄었다. 지금까지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는 배경이다. 브라질 철광석의 지난달 수출량은 2219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올 2월 대비 23%, 지난해 3월 대비 26% 감소한 수치다. 세계 2위의 호주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 틴토는 사이클론에 따른 피해로 올해 1400만톤의 생산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원료 가격이 오르면서 포스코는 열연과 냉연,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최대한 반영하며 수익성을 견인해야 할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1조20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반기 수익 개선이 더 절실한 이유다. 앞서 포스코는 시장에 풀리는 열연 제품 가격은 인상했지만 자동차 강판,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은 올리지 못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자동차, 조선업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조선업계는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조선용 후판을 대량 수입하며 포스코를 압박했다. 포스코는 이들을 상대로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포항·광양 제철소의 대기 오염물질 문제도 골칫거리다. 고로(용광로) 안전밸브(브리더) 개방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국내 철강사의 고로 조업 중지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지자체는 지난 4월과 5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조업중지를 통보했다. 고로 정비 과정에서 브리더를 열어두고 오염물질을 배출해 현행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10일 동안 고로를 멈출 경우 정상 가동까지 3개월 정도 걸린다. 조업 중지가 현실화되면 포스코는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조업중지가 아닌 과징금 부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고로 1기당 최대 6000만원이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도 포스코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고로 개수 시 블리더 개방은 불가피한 조치인데, 이를 트집잡은 조업중지 사전통보가 잇따라 내려질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 여건이 여러모로 좋지 않다. 원료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수요 산업 경기 부진으로 하반기에도 철강업은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최 회장이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포스코의 올해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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