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잘 걸리는 수족구병…아이스크림이 약?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장바이러스에 감염돼 발병
날씨 더워지면 전염력 강해져
수족구병이 대유행하면서 전국 어린이집이 비상입니다. 6월 초부터 슬금슬금 발병이 시작되더니 폭발적으로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족구병은 그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입, 손, 발에 물집이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물집이 적게 나타나거나 작고 붉은 일반적인 발진이 생겨서 수족구병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깁니다. 장바이러스는 폴리오 바이러스, 콕사키 바이러스, 에코 바이러스 등이 있죠. 수족구병은 대부분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은 대부분 1주일에서 10일 정도면 자연 치유되는데요. 문제는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해 수족구병이 발생할 때입니다. 이 경우 영유아 환자에게 신경계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까지 이르게 합니다.특히 장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은 과거 대만과 중국에서도 유행했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에도 발병했는데요. 국내에서도 2009년 12개월 여자아이가 사망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그동안 감기처럼 가벼운 전염병으로 여겨졌던 수족구병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죠.

수족구병은 날씨가 더워질수록 전염력이 강해집니다. 바이러스가 장에서 번식해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더러운 손을 통해 전염됩니다. 호흡기를 통해서도 옮을 수 있습니다. 성인은 감염이 돼도 거의 증세가 없이 지나가는 반면 5세 미만 아이들이 걸리기 쉽습니다.

수족구병은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한 번 걸려도 또 걸릴 수 있는데요. 홍역처럼 한 가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은 감염되면 면역이 생기지만 수족구병은 두 가지 다른 균이 일으키는 경우 재발할 수 있습니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어서 증상을 줄이는 대증요법밖에 없습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물을 많이 먹이고 쉬게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입안의 물집 때문에 아파하는 아이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탈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매운 음식이나 신 음식은 입안의 궤양을 자극해 통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열이 많이 나면 해열제를 먹이고 탈수가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 공급을 받아야 합니다. 물 먹는 것도 거부하고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한다면 입의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입안에 직접 뿌리는 스프레이 형식의 진통제도 있는데요. 피부의 물집 때문에 가려움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약에 의존하기보다 자연적으로 나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습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처럼 입안을 얼얼하게 해서 아픈 것을 잊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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