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 맘대로 썼다가…英항모 '퀸 엘리자베스' 함장 불명예전역

아내가 자녀 등하교용으로 쓰기도…보직해임 당한 뒤 결국 전역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의 함장이 관용 차량을 마치 개인 차량처럼 쓰다가 불명예 전역을 하게 됐다고 영국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의 함장이던 닉 쿡 프리스트(50) 준장이 항모 지휘권을 박탈당한 뒤 결국 전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쿡 프리스트 함장은 지난 5월 관용 차량인 포드 갤럭시를 마치 자기 차처럼 쓴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보직해임 됐다.

당시 그는 항모를 이끌고 항해하던 중이었으며 수사에 따른 예비 조치로 중간 기착지에서 하선했다. 아들 셋을 둔 그는 아내가 자녀를 등하교시킬 때 이 차량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량은 공무로만 이용될 수 있고 운행 기록이 상세히 작성돼야 하지만, 그가 이용한 수천 마일은 전혀 해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일로 보직해임을 당하고 견책 징계마저 받으면서 앞으로 진급도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돼 전역을 선택했을 것으로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의 한 친구는 대중일간지 '더 선'에 "닉은 해군에서 출중하면서도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만 최근 사건들은 그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며 그가 새로운 직업을 가질 때라고 말했다.

1990년 해군에 입대한 쿡 프리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퀸 엘리자베스호를 지휘해왔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30억 파운드(약 4조4천억원)를 들여 2009년부터 건조, 2017년 12월 취역한 영국의 최신예 항모다. 2020년에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는 길이 280m의 6만5000t급 디젤 항모로, 1천600명의 병력과 최대 40대의 항공기를 실을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