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라돈수치 높으면 폐암 발병 위험…"식욕 줄고 살빠지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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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국가검진 논란 커진 폐암
세계 사망원인 1위 폐암폐는 공기 중 산소를 혈액으로 공급하고 혈액 속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배출한다. 폐는 호흡 기능을 하며 몸속 열을 발산시켜 체온도 조절한다. 이런 폐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것이 폐암이다. 폐암은 세계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국내에서만 한 해 2만3000명 정도가 폐암으로 진단받는다. 이 중 1만8000명이 사망한다. 매일 49명, 30분마다 한 명씩 폐암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국내 폐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8.2%다. 암 없는 사람이 100% 산다고 가정했을 때 생존율이다. 전체 암 환자 상대 생존율이 70.6%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대부분 말기에 발견되기 때문이다. 폐암 환자의 50~70%는 수술할 수 없는 진행성 폐암 환자다. 이들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폐암이 늦게 발견되는 이유는 조기에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폐 안에는 신경이 없어 암 덩어리가 자라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암이 커져 감각신경이 있는 가슴벽, 뼈, 기관지로 퍼져야 통증을 느끼는데 이때 병원을 찾으면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보건당국 “조기 진단 위해 검진받아야”
폐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시작된 것이 폐암 국가검진이다. 만 55~74세로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흡연기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은 저선량 CT 비용의 10%(1만원 정도)만 내면 검사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나 의료급여수급자는 무료다. 하지만 CT 검사만으로 폐암을 완전히 확인하기 어렵다. 이상이 있는 부위가 표시되기는 하지만 암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핵이나 폐렴 등을 앓고 난 뒤 폐 조직에 작은 병변이 생겨도 의사들은 CT 검사상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다. 암이 아닌데 CT 검사상 암이 의심되는 것으로 진단된 위양성이다. 암 여부를 알려면 폐 조직을 떼어내 추가 검사를 해야 한다. 신상원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다른 암 검진과 달리 폐암 검진은 위양성을 확인하기 위해 재검사가 필요하고 수술까지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며 “암이 없어도 수술까지 받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했다.이런 주장에 대해 복지부와 폐암학회 등은 그래도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고 맞대응했다. 폐암 국가검진을 위해 시범사업을 했더니 조기 폐암 발견율이 69.6%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는 것이다. 국내 폐암 환자의 조기 진단율은 20.7%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암 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다. 5년 생존율이 64%까지 높아진다.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황재준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암을 조기에 진단받으면 수술만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3기부터 항암 치료 필요
폐암은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소세포암은 진단 당시에 수술로 절제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환자가 많다. 다만 항암제나 방사선치료가 잘 듣는다. 이런 소세포암 외에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등은 비소세포암이라고 부른다. 폐암으로 진단되면 폐암 크기, 주변 조직 침범 여부, 림프샘 침범 정도, 전이 여부에 따라 1~4기로 병기를 정한다. 1~2기는 수술이 가능한 환자다. 3기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를 우선 한 뒤 절제 수술을 하기도 한다. 먼 장기까지 전이된 4기 폐암 환자도 일부는 절제 수술을 한다. 폐암 수술 환자들은 폐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재활을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황 교수는 “수술 후 적당한 운동을 하면 객담 배출이 원활해져 남은 폐가 늘어나 빈 공간을 조기에 채울 수 있다”며 “폐 기능 저하도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 전과 같이 생활할 수 있다”고 했다.이미 폐암이 퍼진 진행성 폐암 환자는 항암제 치료를 주로 한다. 화학항암제로 불리는 백금계 항암제가 기본이다.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제다. 성장 속도가 빠른 세포를 공격하다보니 탈모 구토 등 부작용이 심하다. EGFR이나 ALK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온 환자들에게는 표적항암제를 쓴다. 암세포만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지만 오래 쓰면 내성이 생겨 약효가 떨어진다. 이런 환자들을 위해 쓰는 항암제가 면역관문억제제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반응도 오래 지속된다. PD-L1 단백질이 일정 수준 이상 나온 환자들에게 쓸 수 있다. 표적항암제 내성이 생긴 환자도 쓸 수 있다.
공기 중 모든 유해물질이 원인
bluesky@hankyung.com
도움말=황재준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임선민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