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뚝심 투자' 통했다…러시아서 최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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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기준 20만대 첫 돌파현대·기아자동차가 올 상반기(1~6월) 러시아에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쪼그라들었을 때도 다른 완성차업체와 달리 철수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점유율 0.8%P 올라 23.4%
5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러시아에서 8만9087대, 기아차는 11만1605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0.4% 늘었다. 두 회사 판매량을 합하면 20만692대다. 상반기 기준 판매량이 20만 대를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은 24.2%였다. 지난해 상반기(23.4%)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러시아 최대 자동차회사 아브토바즈를 인수한 르노닛산그룹(34.1%)에 이어 2위다. 차종별로 보면 ‘톱5’ 중 세 자리를 차지했다. 기아차 리오(국내명 프라이드)가 4만7431대 팔려 판매량 3위에 올랐다. 현대차 크레타(현지전략형 소형 SUV), 현대차 쏠라리스(액센트)가 각각 4위와 5위였다.
현대·기아차는 2011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지으면서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유럽과 미국이 2014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러시아 경제는 곤두박질쳤고 자동차 판매량도 급감했다. 이때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다수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러시아 시장에서 손을 뗐다.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정반대 전략을 선택했다.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6년 8월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을 찾아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당장 어렵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제자리를 잡으면 현대·기아차는 연간 50만 대 판매도 넘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