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자문회의 설치로 '꼼수개혁' 나선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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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설치하는 내용의 대법원 규칙을 입법예고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개혁과 관련한 법원조직법 개정 과정이 속도감 있게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며 “사법개혁의 취지를 일부라도 실현하고자 상설 자문기구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신연수 지식사회부 기자
대법원에 따르면 오는 9월 출범하는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지난해 7월 국민과함께하는사법발전위원회가 법원행정처 폐지의 대안으로 내놨던 ‘사법행정회의’와 비슷하다. 사법행정자문회의가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것, 산하에 법관인사분과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설치해 사법행정에 관한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렇다. 대법원장의 자문기구라면서 대법원장이 회의를 주관한다. 사실상 의결기구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법원 안팎에선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김 대법원장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대법원 규칙 제정으로 ‘우회로’를 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대법원은 국회에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의결기구인 사법행정회의와 집행기구인 법원사무처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반년 넘게 계류 중이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실상 법원행정처를 대체할 기구를 설립하는 중대한 문제를 입법이 아니라 대법원 규칙 제정을 통해 추진하려는 조급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법조계 고위 관계자는 “대법원이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할 당시에도 ‘반쪽짜리 개혁’이란 비판이 많았다”며 “대법원장이 전권을 쥐고 있는 사법행정권이 당초 취지대로 분산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법원장이 추진하려는 사법개혁이 지지를 얻으려면 절차와 과정도 정당해야 한다. 법원 안팎에서 쏟아지는 의문을 외면한 채 대법원 규칙이란 ‘꼼수’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사법개혁에 대한 반발만 더 키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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