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변신은 무죄…청순 대신 걸크러시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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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미니앨범 '피버 시즌' 발표청순하고 풋풋한 걸그룹의 대표 주자였던 여자친구가 열정적이고 세련된 콘셉트로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 1일 발매한 일곱 번째 미니앨범 ‘피버 시즌(FEVER SEASON)’을 통해서다. 기존의 소녀 같은 이미지는 남겨두되 열정과 성장을 담아내면서 한층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여자친구의 신곡은 국내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고,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타이틀곡 '열대야' 뜨거운 사랑 표현
‘피버 시즌’에는 타이틀곡 ‘열대야(Fever)’를 비롯해 ‘미스터 블루(Mr. Blue)’ ‘좋은 말 할 때(Smile)’ ‘바라(Wish)’ ‘파라다이스(Paradise)’ ‘기대(Hope)’ ‘플라워(FLOWER(Korean Ver))’ ‘열대야 Inst’ 등 8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열대야’는 여자친구가 뭄바톤 리듬을 처음 시도한 팝 장르로, 뜨거운 사랑을 열대야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다. “지금 이 순간 후회 없이/보여주고 싶어/그저 네 심장을 뛰게 하고 싶어/눈부신 달빛 아래/열대야 같은 사랑을 하고 있어/너와 나~~”퍼포먼스의 변화도 눈에 띈다. 각을 중시한 칼군무보다는 각자의 멋과 분위기, 느낌에 집중했다. 시크한 표정과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안무가 퍼포먼스의 매력 포인트다. 앨범마다 고난도 안무를 자랑하는 여자친구답게 다양한 포인트 안무로 화려함을 더했다. 귀여운 고릴라가 움직이는 것 같은 ‘고릴라춤’, 고개를 ‘스웨그(swag)’ 있게 움직이며 다리를 들어 올리는 ‘제기차기춤’, 컴퍼스처럼 몸의 중심을 잡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도는 ‘컴퍼스춤’ 등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컴백 당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여자친구는 달라진 음악과 퍼포먼스에 자신감을 보였다. 소원은 “여자친구의 원래 모습을 지키면서도 한 단계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유주는 변화에 대해 “의도적으로 색을 바꾼 게 아니라 여자친구의 자연스러운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여자친구의 변신과 성장은 이번에도 통했다. ‘열대야’는 발매 다음날 3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멜론(12위) 등 주요 음원차트를 휩쓸었고, 5일에도 차트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앨범도 컴백 당일 오후에만 1만 장(가온차트 기준) 이상 팔려나갔다.‘열대야’가 차트를 휩쓸자 주요 외신도 여자친구의 컴백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여자친구의 풍부한 보컬과 뭄바톤 리듬이 완벽한 쇼를 만들어냈다. 강렬한 안무가 매혹적”이라고 극찬했다. UPI 통신도 “파스텔컬러를 입은 여자친구가 신곡 ‘열대야’로 여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여자친구의 성장은 다른 수록곡인 ‘기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멤버 전원이 작사에 처음으로 참여하며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다. 평소 팬클럽 ‘버디’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기로 유명한 여자친구인 만큼 팬을 향한 진심을 노랫말에 담았다. 엄지는 “작사 과정에서 창작의 고통도 느끼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팬미팅에서 노래를 먼저 공개했을 때 굉장히 좋아해 주셔서 뿌듯하고 더욱 애착이 간다”고 설명했다.
여름마다 신곡을 발표한 여자친구가 듣고 싶은 수식어는 두 가지다. 소원은 “여름마다 앨범을 냈으니 ‘여름 하면 여자친구’라는 말과 ‘서머 퀸’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엄지는 “믿고 듣고, 믿고 보는 여자친구가 되고 싶다”고 보탰다.“좋은 성적을 얻기보다는 그냥 가는 곳마다 우리 노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여섯 명 모두 ‘열대야’를 듣고 너무 좋아했어요. 마음에 드는 노래로 활동하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잖아요. 반응이나 성적에 관계없이 우리는 행복해요.”(소원)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