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다랑논, 경작지 줄면서 아름다운 풍경 잃어 명승 가치 하락

고령화로 일부는 방치, 관광 수입 격감해 마을도 위기 봉착
남해군, 10년 종합정비계획 용역 착수…"주민과 함께 가치 회복할 것"
우리나라 명승 제15호인 경남 남해 가천마을 다랑논이 명승 가치를 잃어가자 남해군이 장기 종합정비계획을 세우는 등 명성 되찾기에 나섰다. 다랑논은 산간지역에 벼농사를 짓기 위해 산비탈을 층층이 깎아 만든 좁고 작은 논이다.

남해군은 남면 가천마을 다랑논이 명승 지정 이후 지속해서 경작지가 감소하면서 명승으로서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장기 정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가천마을은 2002년 농촌전통테마마을사업을 추진하며 관광 명소로 주목받았다. 2005년 1월 이 마을 다랑논은 경관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그런데 2010년 명승 주변에 현상변경허용기준이 고시돼 곳곳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경작지가 급격히 줄어 명승 가치가 하락했다.

현재 다랑논은 아름다웠던 옛 논의 풍경이 점차 줄면서 마을도 함께 위기에 봉착했다. 무엇보다 고령화로 22만7천여㎡에 달하는 다랑논 중 경작지는 10%를 훨씬 밑돌고 있다.

바닷가 쪽이나 마을 길 위에 있는 다랑논은 방치되다시피 한다.

명승지에 걸맞은 다랑논 경관을 보려고 찾았던 관광객도 발길을 돌리면서 관광수입도 예전 같지 않다. 김동승 가천마을 이장은 "가장 심각한 것은 갈수록 주민 고령화로 과거처럼 다랑논을 유지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점"이라며 "명승 경관을 유지할 수 있는 예산 확보 등 군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군은 이처럼 지역 대표 관광자원인 다랑논이 가치를 잃자 올해부터 2029년까지 10년간 보존, 활용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남해군은 '남해 가천마을 다랑논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우선 지난 4일 가천마을 두레방에서 주민을 상대로 논의 가치 회복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남해군은 먼저 올해 지역활성화센터와 한경대 조경학과 안승홍 교수팀과 함께 다랑논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공동 수행하기로 했다.

이후 연말까지 문화재청과 협의하고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 중 정비계획을 공표하고 본격적인 정비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인간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뤄 형성된 다랑논이 산과 바다를 조화를 이루면서 빼어난 농촌문화 경관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역 주민과 함께 가치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