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 파업 철회 가닥…'우편대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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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주도 한노총 "8일 철회 결정"우체국 130년 역사상 첫 파업으로 주목 받았던 우정노조의 파업이 사실상 ‘철회’될 전망이다. 우정사업본부 노조의 96%를 차지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우정노조는 9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철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소수파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집배노조는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반발하고 있지만 숫자가 크지 않아 우려했던 ‘우편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우정노조 파업 철회로 가닥한국노총 소속 우정노조는 7일 우정사업본부와 교섭을 벌이고 총파업을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5일 우본이 협상 막판 노조에 제시한 협상안을 수용한 모양새다.
민노총 소속 집배노조는 반발
우정노조 등에 따르면 우본이 노조 측에 제시한 협상안은 △도시지역부터 위탁택배원 750명 증원 △농어촌 지역은 사회적 기구를 조성해 인력 증원 및 주 5일 근무제(2020년부터) 시행방안 마련 △우체국예금 수익금을 한시적으로 우편사업에 지원 △고중량 택배 물량 단계적 감소 등이다.
핵심 쟁점인 인력 충원은 노조가 한발 물러섰다. 우정노조는 그동안 2000명의 정규직 충원을 요구해왔다. 대신 택배배달 업무만 전담하는 위탁택배원 수를 늘려 집배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는 데 합의했다. 이르면 7~8월 사이 해당 인력들의 배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노조가 요구한 주 5일 근로제 시행도 인력 충원과 함께 도시 지역에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인력이 부족해 주 5일제 시행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에 대해서는 사회적 기구를 설립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택배 단가 인상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정노조 관계자는 “자세한 가이드라인 등을 추가적으로 논의해 8일 최종적으로 파업 철회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부가 할 만큼 했다는 데 대의원들이 동의했다”고 했다. 우정노조는 지난 5일 세종시에서 열린 4차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에서 교섭 결렬을 발표했으나 몇 시간 뒤 이를 뒤집었다. 이달 4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가 노조에 파업 돌입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하자 노조 내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민주노총 측은 ‘총파업’ 강행 주장우정노조가 우본의 협상안을 수용하면 총파업은 무산된다. 우정노조는 민주노총 소속 전국집배노동조합·전국우편지부,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우체국노동조합 등 3개 단체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고 우본과 교섭해왔다.
그러나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우정노조의 파업 철회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집배노조 조합원 500여 명은 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강행을 선언했다. 집배노조는 “사측의 합의안으로는 집배 노동자들의 잇따른 과로사를 멈출 수 없다”며 “반드시 강한 파업투쟁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배노조는 최악의 경우 단독으로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집배노조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쟁의조정을 자꾸 연기하는 우정노조는 교섭권을 내놓으라”며 “공동투쟁본부 결렬도 선언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집배노조가 파업하더라도 우편 택배 등 업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기준 우정노조는 전체 집배원 노조의 9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