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라고 했잖아, 치킨 온다는데 왜 해?" 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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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 30대 남편 긴급체포"하지 말라고 했잖아, 치킨 온다고. 그런데 왜 해?"
베트남 여성 무차별 폭행..."한국말 서툴러서"
"말 잘 못 알아들어서"…수차례 폭언·폭행
베트남 이주여성인 아내가 한국어에 서툴고, 베트남 음식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두른 남편이 긴급체포됐다.전남 영암경찰서는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36)씨를 긴급체포했다고 7일 밝혔다.
아내 B씨(30)는 남편의 폭행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B씨는 자신이 폭행당할 것을 알고 아이 가방을 치우는 척 하면서 휴대폰을 숨겨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영상은 SNS를 타고 퍼져나가면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고 베트남 현지에서도 파장이 일어났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범죄가 우려된다며 A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A씨는 집에서 소주 2~3병을 마셨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아내 B씨와 아들 C군(2)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에게 물병을 던지고 소주병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또 이날 "말을 듣지 않는다"며 C군을 집에 있는 낚싯대를 이용, 발바닥을 3차례가량 때린 혐의도 받는다.경찰은 A씨의 상습폭행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B씨와 두살배기 아들을 안전한 쉼터로 옮겨 남편 A씨와 격리 조치했다.
경찰은 베트남어 통역을 통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B씨는 경찰에 "3년전 남편 A씨를 만났다. 임신한 상태에서 베트남으로 돌아가 아이를 출산한 뒤 지난 6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남편의 집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한 달 남짓 생활하는 동안 남편은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등의 이유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주 폭언을 했고 6월 말쯤에는 맞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B씨는 남편이 폭언할 때 서툰 한국말로 '잘못했습니다. 때리지 마세요'라며 용서를 구했다. 이 말을 자주 사용해 잘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