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日에서 누구 만나 어떤 논의할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이 현지에서 어떤 일정을 소화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휴일인 전날 오후 늦게 일본 도쿄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오전부터 현지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일본 정부 관계자나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현지 소재 수출기업의 경영진을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초강수'를 내놓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데다 현지 소재 생산기업의 경우도 사실상 이번 수출규제의 피해자인 까닭이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일본 재계 인맥을 통해 현지 원로와 기업인 등을 만나 최근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조언도 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여러 경로를 통해 간접 지원이 가능한지 타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 사태의 성격상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한일 정상이나 외교당국이 해결할 사안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에서 결정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이 부회장의 귀국은 오는 9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그 전에 귀국해서 준비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결정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도 불구하고 일본 출장길에 오른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이라면서 "오너가 직접 발로 뛰는 만큼 전문경영인들도 긴장감을 갖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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