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의 첫차픽]혼다 HR-V, 공간활용 좋지만 소비자 눈높이 충족은 '글쎄'

뛰어난 공간활용성 갖춘 소형 SUV
잔고장 적은 혼다, 연비도 강점
시대 역행한 편의사양에 운전 난이도는 높아져
혼다 소형 SUV HR-V
혼다가 소형 SUV HR-V 부분변경 모델로 국내 시장을 다시 공략하고 나섰다.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녔지만 소비자의 대중적 눈높이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혼다 HR-V는 2013년 첫 출시된 소형 SUV로, 올해 부분변경 모델을 새로 내놨다. 큰 변화가 있던 것은 아니다. 프론트 범퍼에 크롬 그릴이 적용됐고 헤드램프 디자인이 다소 변경됐다. 무단변속기(CVT)를 업그레이드하고 7단 수동 변속 패들시프트를 더했다. 가죽 시트로 차량 내부 고급감도 더했다. 가격은 3190만원으로 첫 차 평균 구입가격 2801만원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공간활용성 뛰어나고 연비 준수

HR-V의 최대 장점은 공간활용성이다. 통상 자동차는 뒷좌석 시트 아래 연료통을 배치하지만 HR-V는 이를 앞좌석 하단으로 옮겼다. 이를 통해 뒷좌석 공간을 확보했고, 의자 하단을 접어 올리는 팁업 폴딩이 가능하도록 했다.

용도에 따라 일반 SUV와 같이 뒷좌석 상단을 접어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높이가 높은 짐을 실어야 할 경우 의자 하단을 접어 1.2m의 높은 적재 공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자전거, 유모차, 대형 캐리어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손쉽게 운송할 수 있는 셈이다.
차량 뒷좌석 하단을 접고 여행용 캐리어를 적재한 모습.
혼다는 잔고장이 적기로 유명하다. 정비소를 들락거릴 일은 없다는 점은 초보 운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연비도 준수했다. 서울역 인근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약 65㎞를 주행하며 연비는 15.0㎞/ℓ 가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강변북로부터 정체가 극심해 대부분 구간에서 10㎞/h 이하 속도로 가다서다를 반복했지만 그래도 10.5㎞/ℓ를 기록했다.

◇시대 퇴행한 편의 사양…‘레트로카’ 느낌장점이 명확한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차량에 앉으며 시트 위치를 조절하려 했지만 컨트롤 패널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조절이 수동이었던 것. HR-V에서는 최근 신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주행보조 시스템 등의 편의 사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차선유지보조는 물론 기본 사양처럼 되어버린 후측방 사각지대 감지센서도 없다. 크루즈컨트롤 기능은 지원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HR-V 센터페시아에는 7.5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지만, 내비게이션은 제공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되겠지만 스마트폰 미러링도 지원하지 않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자체 기능이 제한적이기에 주차 중 후방 카메라를 확인할 때 외에는 디스플레이를 볼 일이 없었다.
아날로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습. 스마트폰 미러링은 지원하지 않는다.
◇호불호 크게 갈릴 수 있어…사용자 목적 따른 고려 필요HR-V는 최근 늘어난 레저 수요에 맞춰 뛰어난 공간활용성을 갖췄다. 자전거 2대와 캐리어, 유모차 등을 쉽게 적재할 수 있다. 다만 각종 디지털 기능이 빠진 탓에 운전 편의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과장을 약간 덧붙인다면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개인 취향과 운전 목적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릴 부분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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