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식 서울고검장 사의…검찰 고위간부 4번째(종합)

'윤석열 동기' 대거 잔류 가닥…25일 취임 직후 후속인사
박정식(58·사법연수원 20기) 서울고검장이 8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고검장은 이날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하는 윤석열(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연수원 3년 선배다.

박 고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인사 글에서 "탁월하고 사명감이 투철한 검찰가족들과 동고동락할 수 있었던 것을 무한한 영광과 보람으로 생각한다"며 "조직을 떠나더라도 우리 검찰이 현재의 어려운 과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여 국민을 위한 검찰로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면서 많은 응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박 고검장은 1991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찰청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3차장,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내며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달 17일 윤 후보자가 지명된 이후 사의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는 봉욱(54·19기) 대검 차장검사와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 김호철(52·20기) 대구고검장을 포함해 현재까지 4명이다.

외부개방직인 정병하(59·18기) 대검 감찰본부장도 최근 사의를 밝혔다. 오는 25일 윤 후보자 취임 전까지 검찰 고위간부들의 사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검사들은 검찰총장이 바뀌면 지휘권 보장을 명목으로 선배와 동기들이 옷을 벗는 관행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무일 현 총장보다 다섯 기수 낮은 윤 후보자가 지명됨에 따라 고위간부 상당수가 조직 안정 차원에서 잔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자는 지난 5일 국회에 보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검찰 조직문화도 일을 중심으로 유연해져야 한다"며 "검사들이 공직에서 쌓아온 식견과 경륜이 국민과 검찰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사장급 이상 간부 40명 가운데 윤 후보자의 선배인 사법연수원 19∼22기는 21명, 동기인 23기는 9명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후보자와 함께 검찰총장 후보군을 형성한 19∼20기 고검장급에 더해 21∼22기 검사장급 중 일부가 사직하고 23기는 거의 전부 잔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황철규(55·19기) 부산고검장은 국제검사협회(IAP) 회장직 수행을 위해 일정 기간 검찰에 남을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치는 대로 법무부 등과 협의해 후속인사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인사에 밝은 한 관계자는 "취임 예정일보다 보름 이상 앞서 인사청문회가 열린 만큼 윤 후보자가 취임하자마자 검사장급 이상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