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車| '보행자 실수인가 운전자 잘못인가' 생사를 가르는 무모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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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는 멀리 있는데…. 지금 바쁘니까…. 설마 차가 오겠어?운전자에게는 날벼락과도 같으며 보행자에게는 치명적 위험을 야기하는 무단횡단이 다양한 이유로 오늘도 행해지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 1487명 가운데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는 518명(34.8%)으로 집계됐다. 보행자 10명 중 3명이 무단횡단으로 사망한 셈이다.
보행자 사망 사고의 큰 원인으로 무단횡단이 주로 언급되는 가운데, 자동차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 올라온 각가지 무단횡단 사고들이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첫 번째 영상 속 블랙박스 차량도 야간에 도로를 주행하던 중 무단횡단으로 인해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1차로를 주행하고 있던 블랙박스 차량은 우측에서 급작스럽게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보행자를 그대로 들이받고 만다. 2차로에서 후진을 시도 중이던 SUV 차량으로 인해 블랙박스 차량의 우측 시야가 가려졌기에 더욱 피하기 힘들었던 사고였다.
해당 사고를 당한 블랙박스 차주 A 씨는 "우선 사고로 부상을 당하게 된 보행자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고 말문을 열며 "충돌 사고 후 곧바로 112와 119에 신고했고,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보험사와 경찰서에서는 저를 가해자라고 했는데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당시 2차로에서 주차를 시도하던 SUV 차량으로 인해 우측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또한 야간에 급작스럽게 도로로 뛰어든 보행자를 피하기란 더욱 힘들었다"면서 "그렇기에 사고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우선시하며 운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횡단보도나 교차로에서는 서행하며 더욱 방어운전에 신경 써야 한다”, “이런 경우에도 차량이 가해자가 되는 거면 횡단보도에 신호가 왜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측 시야를 가린 무단 주정차 차량의 과실도 큰 것 같다”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영상에는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의 우측편에서 급작스럽게 무단횡단을 시도하던 학생이 그대로 차량에 충돌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해당 사고 역시 차량과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도로로 뛰어든 보행자로 인해 벌어진 사고로, 차주 입장에서 대처하기에 매우 어려운 사고였다.무단횡단 보행자로 인한 사고 분쟁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자동차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무단횡단 사망사고. 저는 이 싸움에 사활을 걸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2018년 4월 차량 통행은 많지만 인적이 드문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할머니 B씨를 치었다. 이후 B씨는 사망했고 A씨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글에서 "B씨가 운명하신 그 날, 나도 함께 죽었다"고 했다.
A씨는 1심 판결 당시 "4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한 보행자 과실이 인정된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심에서 검사가 "‘피고인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사고였지만 일부러 사고를 냈다’며 자신을 범죄자로 몰고갔다"고 주장했다.
또 1심 재판 당시에는 재판부가 사고 도로가 ‘인적이 없는 도로’라고 판결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주위에 마을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판결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하루 아침에 저는 살인자가 되어 버렸고 모든 꿈과 희망을 잃었다"며 "무단횡단은 원래 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까지 선량한 운전자들이 무단횡단 앞에서 피해를 봐야 하나. 겨우 몇만 원의 과태료만 내면 되는 지금의 법이 오히려 무단횡단을 부추기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횡단보도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되면 2만원,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되면 3만원을 부과 받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의 무단횡단은 사고로 이어져 평생 씻기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이다. 그 주인공이 나일수도 우리 가족일 수도 있다. ※[아차車] 코너는 블랙박스에 찍힌 다양한 운전자 또는 보행자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피해를 입었거나 고발하고픈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뉴스로 다루겠습니다.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